억하심정
"아버지와 싸운 후 엄마가 사과편지를 쓰라는데 쓰고 싶지 않습니다."
강요를 거부하는 사연이다.
억하심정이 폭발할 때 영문을 몰라 당황할 수 있다.
관습적으로 처리하면 억하심정은 더 강화될 위험이 크다.
(11월 2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버지와 크게 싸웠다.
엄마는 사과편지를 쓰라고 한다.
아버지한테 받은 상처가 커서 전혀 쓰고 싶지 않다.
그런데 엄마는 진심이 느껴지는 사과를 하라고 하신다.
이럴 때 사과편지를 써야 할까.
아버지한테 야단맞으면서 쌓인 상처가 쌓여 있다.
전혀 쓰고 싶지 않은 사과편지를 써야 하는 것인가.
안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사연자는 억하심정이 폭발했다.
오랫동안 쌓여왔던 마음속 폭탄이 터진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는 심각성을 모른다.
자식에게 사과편지를 강요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부를까.
마음속에 깊게 눌러둔 감정들은 차곡차곡 쌓인다.
압력이 커지면 어느 순간 폭발하고 만다.
폭발할 때 파괴력은 눌러둔 압력과 비례할 것이다.
억하심정은 마음의 폭탄이다.
가부장적인 권위로 가정을 지배하던 시재가 있었다.
가장이 절대자가 된다.
나머지 가족들은 가장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친밀감은 없이 두려움과 불안이 팽배하다.
시대가 바뀌었다.
일방적인 권위는 통하지 않는다.
억하심정이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게 되었다.
폭발하기 쉬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뜻이다.
일방적인 권위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폭력으로만 여겨질 뿐이다.
짓눌리며 생긴 억하심정을 털어버려야 하는 시대다.
야만적인 폭력이 사라져 가는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