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시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부터 너무 힘들어져서 더 이상 좋아하고 싶지 않아요."
애착을 끊고 싶어 하는 사연이다.
짝사랑은 애가 탄다.
좋아하는 감정이 갈망이 되고 괴로움이 된다.
(12월 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좋아한 것은 아니다.
그저 혼자 좋아하는 것으로 만족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무 힘들어졌다.
이제는 그만 좋아하려고 한다.
그러나 마음과 다르게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가 누구에게 욕을 먹기라도 하면 속이 상한다.
그만 좋아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
사연자는 동일시로 고통받고 있다.
대상을 자신과 하나로 보는 것이다.
그의 아픔이 나를 아프게 한다.
동일시로 집착이 끊어지지 않는다.
주관과 객관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동일시는 구분이 깨지는 것이다.
나의 고유 영역에 혼선이 생긴다.
내 마음이 더 이상 내 마음이 아니게 된다.
뺏겼던 마음을 되찾으려면 동일시를 벗어나야 한다.
대상에 묶여 있던 마음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다.
공감은 하더라도 동일시는 멈추는 것이다.
동일시에 기반한 공감은 엄밀히 보면 가짜 감정이다.
환각은 진짜 감각이 아니다.
종일시는 진정한 지각이 아니다.
동일시에 따른 고통도 가짜다.
그야말로 꿈을 깨야 할 순간이다.
짝사랑 자체는 괴롭지 않다.
짝사랑이 집착이 되는 순간 괴로워진다.
집착이 심하면 동일시가 된다.
나를 잃어버리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