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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03. 2019

몸짓, 날갯짓, 마음짓(?)

생산

누구나 짓거리(?)를 한다.

어떤 짓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몸을 쓰는 것이 몸짓이다.

날개를 펄럭이는 것은 날갯짓이다.

보이진 않더라도 마음짓도 늘 하고 있다.



밥을 먹으려면 밥을 지어야 한다.

밥을 짓는다.

동작(짓거리)이 있으면 결과가 따른다.

모든 짓거리에는 결과물이 있다.


어떤 몸짓은 안타깝다.

벽을 기어오르는 벌레들의 몸짓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함정에 빠져서 나오려고 애쓰는 몸짓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원하는 결과를 불러 오지 못하는 몸짓은 안타깝다.


어떤 몸짓은 우아하고 아름답다.

나비의 날갯짓을 보면 가슴이 시원하다.

안타깝게 기어 다니던 벌레가 나비가 되었다고 믿어지는가.

원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몸짓은 청량감을 준다.

무용수의 몸짓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결과이기도 하다.


애벌레 시절의 나비와 날갯짓을 하는 나비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화려한 날갯짓이 있기 위해서 나비 애벌레가 기어 다니는 몸짓이 필요했다.

같은 몸짓이라도 어떤 맥락에서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하늘을 나는 날갯짓은 아름답지만 덫에 갇혀서 퍼덕이는 날갯짓은 처연하다.


'짓'은 움직임이다.

'짓'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은 어떤가.

마음도 늘 '짓'을 한다.


그런데 '마음짓'이란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마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아 움직임을 표현할 말이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문득 마음의 움직임을 느꼈다.

어떤 말로 표현할까 하다가 '몸짓, 날갯짓'이란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마음짓'이라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어떤 마음짓은 안타깝다.

어떤 마음짓은 아름답다.

공상에 그치는 마음은 무의미하다.

어떤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좌절을 일으키는 마음짓은 안타깝다.

미움, 두려움, 꺼림, 초조함 따위는 안타까운 마음짓들이다.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마음짓은 아름답다.

호기심, 사랑, 연민, 살핌 따위는 아름다운 마음짓들이다.



애벌레가 기어가는 몸짓은 안쓰러웠다.

나비가 되어 시원하게 펼치는 날갯짓은 후련했다.

불행을 부르는 마음짓은 몸서리를 칠 만큼 끔찍하다.

행복을 부르는 마음짓에는 만족스런 웃음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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