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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09. 2019

마음의 크기

성숙

자기밖에 모르면 작은 마음.

남밖에 모르면 뺏긴 마음.

자기도 남도 알면 큰 마음.

다 모르면 깜깜한 마음.

어떤 마음으로 살 것인가.



초등 4학년과 한 상담이 기억난다.

이 아이는 자기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 동생과 매일 싸웠다.

부모님은 늘 동생 편을 들었다.

큰 아이와 어린아이가 싸우면 당연히 큰 아이를 타이르게 되지 않는가.


마음이 여린 이 아이는 동생이 얄미웠다.

고자질을 해서 형을 혼나게 하는 동생이 예쁘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동생을 괴롭혔고 결국 부모님한테 혼나는 식의 일상이 되풀이되었다.

점점 더 갈등이 커졌다.


아이를 상담하면서 아 아이의 욕구를 알 수 있었다.

부모의 보살핌을 독차지하는 동생이 얄미웠던 것은 자신도 관심을 받고 싶어서였다.

인정 욕구가 좌절되면서 미움이 동생한테 향하곤 했다.

부모의 관심을 원하면서 야단맞을 행동을 하는 모순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었다.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었다.

부모님을 향하는 원망심도 알아주고, 동생이 얄미운 심정도 공감해 주었다.

아이는 상담자한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행동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동생이 형 대접도 안 해주고 얄밉게 한다고 같이 싸우면 동생하고 같은 수준이 되는 거야. 작은 마음이 있고 큰 마음이 있거든. 자기밖에 모르는 게 작은 마음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게 큰 마음이지."

"동생은 작은 마음이네요."

"그렇지. 동생하고 같이 다투는 너도 작은 마음이었던 것이고."

"동생처럼 행동하고 싶지는 않아요."

"작은 마음을 쓸 것인지 큰 마음을 쓸 것인지 항상 선택할 수 있단다."

"전 큰 마음으로 살 거예요."


이 상담을 한 이후로 이 아이는 더 이상 동생과 다투지 않았다.

스스로 선택한 큰 마음을 명심했던 것이다.

환경이나 상황이 변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일상을 바꿀 수 있다.

마음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달려 있다.


큰 마음에 눈뜬 이 아이는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태도를 키우더니 중학교 갈 나이가 되어서 스스로 유학의 길을 선택할 정도로 의젓하고 당당해졌다.

마음의 크기는 키우기 나름이다.

작은 마음으로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기 어렵다.

마음이 섬세할수록 마음의 크기를 키울 필요성이 크다.



당신 마음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가?

자신의 삶도 제대로 담지 못할 만큼 작지는 않은가.

아니면 자신의 삶을 담을 수 있을 만큼은 되는가.

기왕이면 다른 이들의 삶도 달아줄 수 있을 만큼 키워볼 생각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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