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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0. 2019

자비심 기르기

연민

공감과 비판!

공감은 따뜻하고 비판은 차갑다.

자비로운 마음은 어디에서 나올까?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서 자비심이 자란다.

나를 알게 된 순간, 자비심이 화두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누가 무엇을 잘하는 것을 보면 부러웠다.

그래서 보고 배우려 마음을 먹었다.

결국 여러 가지를 잘하게 되었는데 잘 안 되는 것이 있었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보고 배우기 참 어려웠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원만한 관계 맺기가 어려운 이유를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잡히는 것이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자의식이나 콤플렉스 같은 것들이 방해가 되는 불 알았을 뿐이다.

여러 면으로 애써 보았지만 역시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군대를 전역하고 절에 다니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 원인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거대한 착각을 깨는 순간 답이 보였다.

시원하고 통쾌했다.


세상과 나를 분리해서 보고 있었다.

내가 세상의 한 부분인데 세상과 나를 별개로 보았으니 세상과 어울리기 어려웠던 것이다.

본래 하나인 것을 분리해서 보니까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본래 나와 세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아는 순간 세상이 낯설지 않았다. 


나중에 공부를 더 하면서 그것이 자비심이란 것을 알았다.

본래 하나임을 알아 무한한 연민을 가지는 것이 자비심이다.

남이 불쌍해서 도우려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와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히 돕는 것이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살아온 습관 때문에 자꾸 하나임을 잊곤 했다.


경쟁에서 앞서려는 습관이 발목을 잡았다.

자꾸 나와 남을 구분하고 앞서려고 하는 것이다.

상대를 이기려면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야 하기에 비판력이 발달한다.

실수나 잘못을 발견해서 비판하는 것이다.

비판하는 마음이 자비심을 내는데 가장 큰 걸림돌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비심 기르기를 시작했다.

꽃을 보면 꽃이 되어보려 했다.

비록 상상이지만 꽃과 교감할 수 있었다.

보이는 대상 속으로 들어가 봄으로써 그 대상이 되어보는 훈련을 계속했다.


기어가는 개미를 보고 내가 개미가 되어본다.

그러면 작은 풀들이 거대한 숲으로 변한다.

개미가 되어 경험되는 세상은 내가 보던 세상과 아주 많이 다르다.

상대가 되어보는 경험은 그 자체로 신기하고 재미있다.


비판에 강했던 내가 이런 훈련 덕분에 변해갈 수 있었다.

눈물도 흘릴 줄 알게 되었고 따뜻한 마음도 우러났다.

보고 배우는 방식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훈련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공감하면 따뜻한 연민이 생긴다.

비판하면 차가운 기운이 생긴다.

긴장이나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비심에 눈떠야 한다.

마음을 자비심으로 채우는 만큼 삶이 평화롭고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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