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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7. 2019

욕구 5단계설을 다시 보다(7)

다양성

생존, 안전, 인정, 성취, 실현 욕구에는 순서가 있을까?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상위 욕구가 나오는가?

쉽게 잘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욕구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일이삼사... 순서가 있다.

욕구에도 순서가 있는가.

만약에 순서가 있다면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기 전에 다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실제로는 어떨까?


밀림 지역에 비행기가 추락한 일이 있었다.

생존자를 추적하다가 어린아이를 하나 발견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

이것을 본 학자들은 성욕이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추론하는 것이 정당한가?


먼저 과잉 일반화의 오류를 생각할 수 있다.

그 아이만 가지고 있는 특성인데 너무 일반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더 많은 사례가 수집되어야 이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한 통계학이 등장한다.


다음으로 드는 의문은 어린아이가 성기를 자극하는 것이 성욕에 따른 성행위 인가 하는 점이다.

그냥 호기심일 수도 있다.

가려워서 긁는 것일지도 모른다.

성욕이 아닌 다른 의미일 가능성이 너무나 많다.

성욕이 나타난 것으로 보기에 무리가 많다.


어쩌면 순서를 정하고 법칙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학자들의 욕망일 수 있다.

그냥 우연이 아니라 어떤 법칙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라면 예측이 가능하다.

그래서 학자들은 법칙을 만들고 적용하기를 즐긴다.

욕구를 볼 때에도 그냥 나열하는 것보다 욕구 사이에 어떤 법칙이 작용할 거라고 가정한다.

이를 일러 가설을 세운다고 한다.


욕구에 위계가 있다는 가설은 어떨까?

가설이 실제 현상을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 알려면 실제 자료가 있어야 한다.

물론 가설에 맞는 자료도 있고 어긋나는 자료도 있을 수 있다.

이때 어느 한쪽을 무시하면 안 된다.


욕구에 순서와 단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나의 가설이다.

만약 이 가설이 맞다면 복지정책을 세울 때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부터 보장해 가면 되는 것이다.

만약 상위 욕구까지 보장하면 거의 완전한 복지 정책인 셈이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가설이 맞다는 증거가 그리 많이 발견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냥 다양한 욕구가 있다고 보면 무난하다.

왜냐하면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개인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배가 고파도 남의 짐 담을 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다양한 욕구가 있고 욕구에 순서가 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그래서 욕구를 단계로 보는 관점에는 무리가 있다.

생존 욕구가 언제나 가장 앞서는 기본 욕구인 것은 아니다.

어떤 욕구이든 알맞게 다룰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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