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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27. 2019

세 가지 지혜

문사수

'듣고 생각하고 닦는다.'

문(聞)-사(思)-수(修)

세 가지 지혜이다.

셋은 하나이면서 셋이다.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은 상반된다.

깜깜한 어리석음에서 밝은 지혜로움으로 가는 길은?

지혜를 얻는 세 가지 길이 있다.

문혜-사혜-수혜.


문혜란 '들어서 아는 지혜'이다.

그냥 귀로 듣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든지 강의를 듣든지 어떤 식으로든 몰랐던 사실을 만나는 것이 '문(聞)'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지금 세상은 정보가 넘쳐난다.

수많은 정보를 섭취하는 것이 '문혜' 단계이다.

그런데 들어서 알게 된 정보가 다 좋지는 않다.

거짓 정보는 오히려 해롭기까지 하다.


사혜란 '생각하고 연구해서 아는 지혜'이다.

들어서 알게 된 것을 이모저모 분석하고 판단해서 깊이 이해한다.

깊은 사색을 거치지 않은 정보는 내면화되기 어렵다.

알기는 많이 아는데 깊이가 없는 지식은 잘 쓰이기 어렵다.


얻은 정보를 관련된 다른 정보들과 견주어서 잘 묶어낼 수 있어야 비로소 그 가치가 더해진다.

예를 들자면, 공식을 아는 것만으로 문제를 다 풀 수 없는 것과 같다.

공식을 활용해서 문제를 푸는 경험을 해야 그 공식이 더 깊이 이해되고 쓸모가 있는 것이다.

깊이 사색하는 과정을 거쳐서 내면화된 지혜는 강력한 힘이 붙는다.


수혜란 '닦아서 실천하는 지혜'를 말한다.

아는 대로 실천해 보아서 정보의 가치를 증명한다.

이론은 완벽한데 실제에서 쓸모가 없다면 어떤 가치가 있는가.

실행되었을 때 비로소 그 정보의 가치가 드러난다.


학자와 실천가의 이야기가 일반 대중한테 전달되는 무게는 많이 다르다.

학자는 주로 문혜와 사헤를 닦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론에 강하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그리 큰 공감을 받기 어렵다.


실천가는 수혜를 닦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몸으로 겪으며 깨우쳐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론보다는 실천에 강하다.

일반 대중에게 전달되는 무게도 더 강력하다.


문사수가 고르게 조화를 이루면 완벽하다.

문혜는 있으나 사혜와 수혜가 부족하면 머리만 무거워진다.

문혜는 없이 사혜만 있으면 외골수가 되기 쉽다.

문혜나 사혜가 부족한 채 수혜만 있으면 자칫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세 가지 지혜는 서로 보완되어야 한다.

조리법을 알아도 재료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잘 들어서 얻은 정보가 재료가 되고 그 정보를 깊이 사색해서 조리법을 찾아내고 실제로 실행해 보아서 효과를 얻는다.

그래서 문사수는 셋이지만 하나인 것이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온전한 지혜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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