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Jul 01. 2019

남을 괴롭히는 심리

피해의식

따돌림, 집단 괴롭힘 같은 학교 폭력

구타와 욕설 같은 군대 폭력

지위를 이용한 직장 내 폭력

누군가를 괴롭히는 마음은 왜 생길까?



괴롭힘을 당해본 적이 있는가?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억을 없애버리기도 한다.

상담을 하다가 잊혔던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괴롭힘을 일시적으로 당하면 잊어버리는 방식으로 피해를 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당하는 사람의 인성이 파괴되어 심각한 피해가 생긴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주 오래전에 한 교수님께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이 교수님의 지인 아들이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에 있었는데, 어느 날 아주 심각하게 질문을 하더란다.

"교수님, 법전에 보면 온갖 범죄가 나오는데 도대체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 마음이 생기는 거죠? 물건을 훔친다거나 남을 괴롭히는 마음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이 교수님은 이 질문이 당황스러웠으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더란다.


단란한 가정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자라다 보니 사회의 어두운 면은 아예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일가친척이 모두 교양이 넘치고 풍족한 생활을 했으니 갈등이나 싸움마저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니 거칠고 험한 언행이나 누군가를 괴롭히는 마음 자체가 너무 낯설 수밖에.

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나는 '험한 경험도 하면서 커야 하는구나.' 정도의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도대체 왜 남을 괴롭히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걸까?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행복을 깨는 마음을 내고 파괴적인 행위를 한단 말인가.


한 소년원에서 교화활동으로 심리극을 했다고 한다.

강간을 저지른 소년범이 강간을 당하는 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했다.

심리극을 마치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강간을 당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정말 기분이 나빴어요. 처음으로 나에게 강간당한 여자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느꼈어요."


괴롭히는 사람은 그 순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느끼지 못한다.

만약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느낀다면 괴롭힐 수 없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순간 감정이 마비된다고 할 수 있다.

격한 분노나 증오에 휩싸일 때 감정이 마비된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심리에는 증오나 원망이 깔려 있다.

증오나 원망에 휩싸이는 그 밑바닥에는 피해의식이 있다.

피해의식이 자신에게 향하면 우울이나 자살로 나타나고 밖으로 향하면 온갖 폭력과 비행이 되는 것이다.

남을 괴롭히는 심리의 정체는 바로 피해의식이다.



피해의식으로 심성이 왜곡될 때 심각한 불행이 일어난다.

남을 괴롭히는 심리는 자신의 괴로움을 밖으로 투사하는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괴롭히는 자가 괴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때 진정한 치유가 일어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 스위치 작동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