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Nov 05. 2018

직면은 언제 어떻게 하는가?

직면하는 방법

"괜찮다고 말씀하시는데 눈가엔 눈물이 촉촉하시네요."

"말씀을 듣다 보니 같은 이야기를 자꾸 되풀이하신다는 느낌이 드네요."

"말씀은 많이 하시는데 무언가 뚜렷해지는 것은 없네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거죠?"

"어째서 자신이 한 행동은 돌아보지 않고 상대방만 바라보고 계실까요? 알고 계신가요?"

진실은 마주하는 직면은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언제 어떻게 어떤 직면을 할 것인가?



상담을 받으러 와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는 내담자들이 있다.

속이 답답해서 이야기하면서도 괜히 흉이나 잡히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주저한다.

실제로는 감정이 좋지 않은데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얼버무린다.

이럴 때 그의 말과 태도에 모순이 생긴다.

말하는 내용과 음성이나 태도와 상반되는 감정이 읽힌다면 바로 직면을 하는 것이 좋다.


신체 반응과 이야기되는 내용을 엮어서 모순을 눈앞에 들이대는 것이다.

이런 직면은 깊이 있는 직면은 아니지만 흐름을 바꾸는데 아주 쓸모가 많다.

내담자가 꺼려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상담은 피상적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 내담자의 모순적인 언행이 직면되면서 상담의 흐름은 변하게 된다.

그런데 직면이 꼭 날카롭고 차가울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직면이 훨씬 효과가 크고 부작용도 적다.


"지금 웃으시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괴롭고 힘든 일을 이야기하면서 헛웃음을 웃으시는 이유가 뭘까요?"

이렇게 직면을 하게 되면 내담자는 순간 긴장하게 된다.

속을 들킨 것 같은 느낌으로 당황할 수도 있다.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를 하시면서 자꾸 웃으시는 걸 느끼고 계셨는지 모르겠네요. 아픔을 그냥 마주하기가 힘드신가 봅니다."

이런 표현이라면 내담자는 깊이 이해받는 느낌이 받을 수 있다.


이런 우화가 떠오른다.

바람과 태양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시합을 했다.

먼저 바람이 도전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자 나그네는 오히려 옷깃을 더 단단히 여미는 것이다.

이번에는 태양이 도전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더워진 나그네는 스스로 옷을 벗었다.


억지로 하는 것은 반드시 저항을 부른다.

분명하고 강하게 한다고 해서 더 큰 효과나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담자의 상태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옷깃을 여미고 태양이 내리쬐면 옷을 벗는다.

차갑고 예리한 직면에는 몸을 움츠리지만 부드럽고 따뜻한 직면에는 몸을 맡길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내담자가 자각할 수 있게끔 분명하게 직면을 할 수 있을까?

상담자 자신의 관점이 아주 중요하다.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나가는 말이 달라진다.

내담자의 감정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어야 강한 직면도 가능해지는 법이다.

내담자의 모순이 꺼려지고 불쾌한 상태라면 내담자를 아프게 찌를 위험이 크다.

내담자한테 아픈 말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내담자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하면 상처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상담자 자신의 내면이 중요하다.

분별하고 차별 짓는 마음으로 직면을 하면 저항에 부딪히거나 상담 관계가 깨질 위험이 있다.

어떤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면서 이치에 맞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보면서도 내담자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따뜻한 연민을 바탕으로 할 때 직면은 온전하게 된다.


마치 잔잔하고 맑은 호수에 풍경이 그대로 비치는 것처럼 평온한 상담자의 마음이 내담자를 온전하게 직면시킬 수 있다.

바람이 불어 물결이 생기면 풍경은 찌그러진다.

마찬가지로 상담자의 평온이 깨지면 직면 또한 새로운 갈등이 되기 쉽다.

내담자를 온전하게 제대로 비춰주지 못하는 직면은 오히려 해롭다.

직면을 시도하는 상담자는 항상 자신의 마음이 평정심을 잃지 않게끔 닦아 두어야 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 하다 보면 상대는 소화시키기가 어렵다.

그래서 직면은 간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간결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내담자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하고 친절해야 한다.

너무 길어도 안 되고 너무 짧아도 곤란하다.


"왜 자꾸 같은 말을 되풀이하시죠?" 하는 직면은 너무 짧다.

"지금 하시는 말씀은 벌써 세 번째 되풀이되는 말씀입니다. 제가 잘 못 알아들을까 봐 걱정돼서 자꾸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속이 너무 답답해서 그냥 속풀이를 하시는 건가요?" 하는 직면은 너무 길다.

"아까 하셨던 말씀을 또 똑같이 하신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정도가 적당하다.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담자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인지 잘 판단해서 직면의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내담자한테서 모순이 발견될 때 직면을 한다.

상담의 흐름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에도 직면을 시도한다.

직면은 공격이 아니다.

오히려 아픔을 감싸 안으며 해결하려는 강력한 애정이 표현되는 행위이다.

긴장감이나 저항감을 줄이면서 가슴에 촉촉하게 스며들 수 있게끔 직면할 수 있다면 예술이라 할 만하다.

훌륭한 직면일수록 자연스럽다.




마인드코칭 연구소

환영합니다. 마인드코칭연구소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소개받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참나원 방송과 마음공부를 함께 하는 마인드코칭연구소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참나원 방송을 들으시면서 궁금한 것은 네이버 카페로 들어오셔서 마음껏 나눌 수 있습니다. 

#마인드코칭 #개인상담 #집단상담 #생활명상 #마음공부 #대화코칭 #명상에니어그램 #셀프코칭 #학습코칭


팟빵 {심리상담방송 참나원} 바로가기 http://www.podbbang.com/ch/10265
참나원은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방송인만큼 여러분의 참여를 늘 기다립니다.
상담 문의는 chamna-one@daum.net이나 chamna-one@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마인드코칭연구소 찾아오는 방법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계천로 67 종로1번가 508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로 나와 20여 미터 직진 후 오른쪽 길(종로 10길)로 청계천이 나올 때까지 직진한 후 왼쪽 방향에 있는 버스정류장 바로 앞 건물 종로1번가 오피스텔, 508

매거진의 이전글 직면이란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