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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08. 2019

생각으로 다 할 수는 없다

머리의 쓰임새

"호흡을 통해서 마음을 본 다음에는 어떡해야 하나요?"

"마음을 보았나요?"

"아니요. 아직 해 보진 않았습니다."

"그럼 일단 해 보시죠."



모든 것을 머리로만 다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끝없이 정보를 모은다.

실제 몸으로 겪어야 할 것도 따지고 든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론에 정통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조리 있고 앞뒤가 맞는 정교한 논리로 설명을 한다.

그런데 막상 실전에 뛰어들면 그리 큰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이론만 알았기 때문이다.


마음을 공부할 때 머리로 아는 것은 금방 한계가 온다.

실제로 해 보는 것과 머리로만 아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호흡관을 안내하고 나서 지켜보면 그 차이가 뚜렷이 드러난다.

호흡관을 실제로 해 보는 사람들은 그 효과를 생생하게 체험하지만, 그냥 머리로 이해하고 실제로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금세 흥미를 잃는다.


이론을 알고 실제로 몸으로 겪을 때 아는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요리법을 아무리 잘 알아도 실제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없다.

물론 강사나 비평가 같은 전문가로 활동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낼 능력은 없는 것이다.


따지기 좋아하고 막상 자신이 해보지는 않는 심리는 무엇일까?

책임지기 싫기 때문이다.

실제로 몸을 써서 하면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없는 것이다.


작은 실수나 실패 경험이 쌓이면서 익어가기 마련이다.

인내와 끈기가 없으면 아는 것을 몸으로 익히기는 어렵다.

머리로만 해결하려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힘든 경험을 하기 싫어 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몸소 겪어야 능력이 길러진다.


상담 분야에서도 인지요법과 행동요법은 통합되는 추세이다.

생각을 다루는 것과 행동을 다루는 것이 결합될 때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생각으로 답을 찾았을 때 숨통이 트인다.

찾은 답을 실제 일상에서 몸으로 겪을 때 비로소 자기 것이 된다.



장애를 만났을 때 새 길을 찾아야 한다.

그냥 몸으로만 때우려는 것은 어리석다고 하겠다.

머리는 이럴 때 쓴다.

하지만 머리를 써서 알게 된 것을 다시 몸으로 겪을 때 비로소 머리의 쓰임새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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