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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30. 2019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악연과 선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서로 힘을 모은다.

힘이 덜 든다.

"행복? 어렵지 않아요."




수많은 인연이 있다.

좋은 인연도 있고 나쁜 인연도 있다.

즐거움을 주는 인연은 좋고, 괴로움을 주는 인연은 싫다.

인연이 좋고 나쁨은 이미 정해져 있을까?


장님과 앉은뱅이가 만났다.

서로 상대의 처지를 알았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분이 상해서 싸운다.

"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걷지도 못하는 주제에~"

악연이 되고 말았다.


둘은 한바탕 싸우고 나서 힘이 빠졌다.

더 싸울 힘도 없어서 싸움은 흐지부지 끝이 났다.

싸우게 된 이유를 돌아보니 어이가 없어서 허허 웃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악연이 아니었다.


다시 길을 떠나려는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장님이 앉은뱅이를 업었다.

장님은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앉은뱅이도 원하는 곳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악연이 선연으로 바뀌었다.


서로 싸울 때는 '네 탓에~'라고 생각한다.

서로 도울 때는 '네 덕에~'라고 생각한다.

'탓'을 '덕'으로 바꾸면 악이 선이 된다.

애초에 선악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감자가 논을 만나면 썩고 만다.

감자와 논은 악연이다.

벼가 논을 만나면 잘 자란다.

벼와 논은 선연이다.


감자가 있으면 밭에 심고 벼가 있으면 논에 심으면 된다.

선연을 맺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지혜로움이다.

굳이 악연을 억지로 잇는 것이 어리석음이다.


마음을 쓸 때 어떻게 쓰는가?

선연을 찾는가 악연을 찾는가 돌아볼 일이다.

악연을 선연으로 바꿀 수 있으면 금상첨화!

선연을 악연으로 바꾸면 설상가상!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아무리 작은 일도 힘을 모으지 못하면 어렵다.

아무리 큰 일도 힘을 모으면 쉬워진다.

인연 속에서 살면서 어떤 인연을 맺을지 잘 살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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