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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12. 2019

홀로 또 함께

존재의 양면

'독야청청(獨也靑靑)'

홀로 푸르고 푸르다는 뜻이다.

가을이 되어도 누렇게 변색되지 않고 계속 푸르름을 유지한다.

변절하지 않고 지조를 지키는 덕성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한다.

자신의 주관이 아니라 시류를 따르는 모양새를 말한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 무난하다.

남다르면 차별받을 위험이 있다.


'홀로 서기'와 '더불어 살기'는 언뜻 보기에 정반대이다.

남들한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꿋꿋이 사는 것이 '홀로 서기'이다.

홀로 서려면 힘을 갖추어야 한다.

독야청청하는 소나무처럼 굳건하게 우뚝 선다.


더불어 사는 것은 서로 의존하는 모양새이다.

삶의 일부분을 다른 존재와 공유하면서 서로 돕는다.

더불어 살려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힘을 모은다.


사람은 사회를 이루어 산다.

사회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다.

더불어 함께 사는 모양이다.

홀로 떨어져서 교류하지 않으면 사회에 적응할 수 없다.


그런데 서로 의존하는 구성원들 각자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자신의 힘으로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때 전체 사회에 힘이 된다.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홀로 설 줄 아는 구성원들이 있어야 한다.

홀로 선다는 것과 더불어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통합된다.


보는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홀로가 되기도 하고 함께가 되기도 한다.

너른 들판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를 보자.

소나무 자체만 보면 그는 홀로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는 함께 하고 있다.


땅에 뿌리를 박고 있기에 소나무는 땅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잎과 가지가 공기 속에 있으면서 바람을 맞고 숨을 쉰다.

존재 그 자체만 보면 홀로이다.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까지 보면 함께이다.



모든 존재는 홀로 존재하면서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는다.

'홀로'면서 '함께'다.

자기 역할을 다 하면 '홀로'에 충실한 것이다.

다른 이들과 어울릴 때 '함께'에 충실한 것이다.

'홀로'나 '함께' 가운데 어느 하나만 가지고는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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