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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15. 2019

생긴 대로 산다는 것

습관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대로 산다."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에 나오는 가사이다.

사람은 생긴 대로 살까?

어쩌면 사는 대로 생기는 것일지 모른다.



"냅 둬요. 생긴 대로 살게~."

나쁜 습관을 고쳐주려고 애쓸 때 흔히 듣는 소리다.

억지로 고치려 해 봐야 소용없다는 말이다.

"천성이라 못 고친다."라고도 말한다.


'생긴 대로 산다.'거나 '천성은 못 고친다.'는 말이 맞을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웬만해서 고쳐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든지 고칠 수 있기 때문에 틀린 말이기도 하다.


천성(天性)이란 무엇인가?

'타고난 성품'이란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유전 인자(DNA)'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유전 정보는 아주 강력하다.

피부색이나 체질뿐 아니라 수많은 요소들이 유전된다.

유전되는 요소들은 자연 상태로 변화시키기 어렵다.

'생긴 대로 산다.'는 것은 유전으로 물려받은 그대로 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옛날 신분제 사회에서는 신분이 상속되었다.

귀족과 평민과 노예는 태어날 때부터 구분되었다.

당시에는 신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


과연 유전 정보로 받은 것은 평생 동안 바꿀 수 없는 결정적 요소일까.

남성으로 태어나면 평생 남성으로 살아야만 할까.

성을 바꾸는 것이 가능해졌다.

천성이라 하더라도 전혀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 연구를 보면 온전하게 유전으로 결정되는 것은 없다.

대부분 환경과 유전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유전적인 영향이 몇% 이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왜 '생긴 대로 산다.'라고 고집을 부릴까?


천성이 그렇다거나 생긴 대로 산다는 이야기는 변명일 뿐이다.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자기 책임이 아니라 천성이거나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 원인이라고 회피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 모습이 바뀐다.

'생긴 대로 산다'라기보다 '사는 대로 생기게' 된다.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살면 삶에 주인이 된다.

생긴 것에 책임을 미루는 만큼 노예처럼 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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