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Sep 20. 2019

이런 삭발 저런 삭발

삭발하는 이유

왜 삭발을 할까?

어떤 삭발에는 눈물이 난다.

어떤 삭발은 안타깝다.

또 어떤 삭발은 웃긴다.



불교에 '삭발염의'라는 의식이 있다.

머리를 깎고 먹물 옷을 입는 것이다.

머리를 깎음은 번뇌를 떠난다는 뜻이다.

먹물 옷을 입음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다.


머리를 깎는데도 두 가지가 있다.

짧게 깎는 반삭과 완전히 깎는 완삭이다.

삭발하면 보통 완삭을 말한다.

결의를 보여주는 의미로 많이 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멋으로 삭발을 한다.

머리카락을 다 밀어버리면 머리 모양이 그대로 드러난다.

치장하거나 가리지 않고 자신의 맨머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가식을 벗어던지는 모습이 멋있기도 하다.


머리에 머리카락이 없으면 햇볕을 그대로 받게 된다.

고난을 피하지 않고 받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연결 지을 수 있다.

부당한 억압을 받을 때 대중에게 폭로하는 의미로 하는 삭발이다.

이런 삭발이 공감을 얻을 때 눈물이 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강제로 당하는 삭발도 있다.

잘못을 처벌하는 의미로 머리를 깎아버린다.

군대에 가거나 교도소에 들어갈 때에도 머리를 짧게 깎아야 한다.

강제로 머리를 깎이게 될 때 수치감이나 모멸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무튼 삭발을 하는 심리는 결연하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는다.

그만큼 위기를 느낄 때 삭발을 하는 셈이다.

배수진을 치는 것이다.


그런데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삭발은?

완전한 모순이다.

우스꽝스러움의 극치다.

물론 그들은 절박하겠지만 말이다.


성심을 다하는 모습은 보통 아름답다.

하지만 사리사욕에서 나오는 것일 때는 그만큼 추한 것도 없다.

더 기막힌 것은 악어의 눈물에 속는 것이다.

삭발까지 하면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보아야 한다.



진심을 비웃는 것은 야비하다.

진심을 가장하는 것은 사특하다.

진심이라 속는 것은 어리석다.

진심이 향하는 곳을 볼 수 있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뭐 하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