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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04. 2019

종교 이야기 정치 이야기

가치관

'판도라 상자'

종교 이야기나 정치 이야기는 판도라 상자 취급을 받는다.

건드려서는 안 될 영역이라고들 한다.

왜?



'금기'

밤에 휘파람을 불면 안 된다.

문지방을 밟으면 안 된다.

왜?


입시생에게 시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금기란다.

취준생에게 취업여부를 묻는 것도.

취업한 사람한테 연봉을 묻는 것도.

왜 금기일까?


가장 취약하고 아플 수 있는 부분이라 피해 주어야 한단다.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는 함부로 사적인 영역을 건드리면 안 된단다.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무단침입이다.

사적인 영역을 건드리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정치 이야기는 사적인 영역이 아니다.

이 사회에 사는 누구든 정치의 영향권 속에 있다.

그러므로 정치 이야기는 공적인 영역이다.

그런데 왜 금기시되는가.


너무 오랫동안 기본권이 존중되지 못했다.

신분제 사회에서 평등한 권리 주장은 생각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식민지 시대에 권리가 짓밟히는 일은 일상사일 수밖에 없었다.

독재자들은 온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자유롭게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언제 있었던가.

우리 역사에서 정치는 아주 위험한 주제였다.

독재시대에 국민대중은 분열되었다.

왜 부모와 자식이 정치적인 견해차로 다투어야 하는가.


정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어야 진짜 민주사회다.

다른 견해를 존중할 줄 아는 예의도 갖추어야 한다.

정치 이야기가 활발하게 될 수 있어야 부패나 무능을 막을 수 있다.

진영을 가르고 싸울 일이 아니다.


종교 이야기는 어떤가.

종교는 신념이다.

서로의 신념을 건드리는 것은 폭력이다.

서로 합의하지 않는 한 종교 이야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종교라는 이름으로 다른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허용될 수는 없다.

자기가 믿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폭력일 뿐이다.

종교가 정치나 경제나 사회분야를 지배하려 들면 당연히 제약을 받아야 한다.

냉철한 이성으로 바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종교든 정치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의 주장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그립다.

아직 우리는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을까.

나부터 성숙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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