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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12. 2019

작은 갑질은 괜찮을까

차별의식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요즘 공익 광고에 나오는 말이다.

곳곳에서 차별의식을 본다.

요즘 말로는 '갑질'이라 한다.



안전 불감증을 일깨우는 공익 광고가 있다.

물놀이를 하는 중 신하가 왕에게 구명조끼를 벗으라고 권한다.

오리배를 타던 아이들이 말리자 신하가 말한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장면이 바뀌어 가마를 소화전 근처에 대려고 하자 아이들이 항의한다.

이때 신하가 또 같은 말을 한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입을 모아 대답한다.

"진짜 안전이요."


안전이란 말을 중의적으로 이용해서 재치 있게 만든 광고다.

이 광고를 보면서 '갑질'이란 말이 떠올랐다.

특권을 누리는 자들의 갑질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한다.

그런데 과연 그들만 갑질을 하고 있을까.


갑질은 차별의식이 나오는 것이다.

'어디서 감히 천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보자.

사람을 차별하고 있다.

왜?


권위를 내세워 상대를 짓밟는 것이 갑질이다.

쥐꼬리만 한 권위라 하더라도 행사하려 든다.

상대보다 위에 서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어찌 보면 피해의식이기도 하다.


무시당한다는 느낌으로 사는 사람은 늘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

물론 잠재의식에서 일어나는 욕구라서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자기가 밟을 수 있는 약자를 만나는 순간 이 욕구가 발동한다.

쥐꼬리만 한 권위라도 상대한테 행사하려 든다.


광고에서 신하는 왕한테 허리를 굽히며 아부한다.

하지만 만만한 아이들한테는 눈을 부라리며 호통을 친다.

갑질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비겁하고 치사하다.


피해의식을 갖고 사는 사람은 갑질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보다 해야 할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어떨까.

이들은 갑질과 거리가 멀다.

스스로 책임지는 당당함이 귀한 시절이다.



작은 갑질은 작은 저항을 받는다.

그래서 멈추기 쉽지 않다.

하지만 갑질은 틈을 만든다.

작은 틈으로도 둑은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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