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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5. 2018

심리상담이 치유가 되는 이유

치유의 요소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이면서 상담을 한다.

상담자가 특별히 해주는 것도 없다.

거의 대부분 내담자가 자기 이야기를 쏟아내고 상담자는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고민이 해결되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도대체 왜 치유가 되는 것일까?

비용을 치를 만큼 상담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상담을 할 때 보통 내담자가 주로 이야기를 하고 상담자는 듣다가 질문을 하거나 안내를 한다.

어떤 상담은 상담자가 그냥 듣기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상담자가 하는 일은 특별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내담자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상담을 받는다.

더 신기한 것은 상담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내담자의 무거웠던 마음이 치유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치유의 기제를 알아보자.


억하심정이라는 것이 있다.

드러내 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속으로 품고 있는 마음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한이 맺힌다.' 하는 것이 억하심정이 생기는 것이다.

이해되거나 납득되지 않는 감정들이 개운하지 않은 상태로 잠재의식에 묻히면 억하심정이 된

다.

마치 음식을 먹고 체한 것처럼 해결되지 못한 감정이 앙금처럼 쌓이는 것이 억하심정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미해결 과제라 부른다.


잠재의식에 미해결 과제가 많을수록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혼잡한 거리를 걸을 때 진로에 방해를 받는 것처럼 미해결 과제가 생각하고 판단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미해결 과제 자체는 대체로 부정적인 것들이다.

의식에 떠오르면 불편하고 괴롭게 된다.

그래서 그것들이 의식에 떠오르지 않도록 억누르느라 에너지가 소모된다.

마치 물이 새는 바가지로 물을 푸는 것과 같아서 효율이 떨어진다.


미해결 과제에 빼앗기는 에너지 때문에 정막 필요한 정보처리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해진다.

그래서 조금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프고 쉽게 지치곤 한다.

더구나 이 과정은 의식하지 못한 채 진행되기 때문에 대처할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난 신경이 예민해' 쯤으로 치부해 버리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 한다.

미처 하지 못 하고 가슴에 묻어 둔 말들은 다 미해결 과제라고 보면 되겠다.


상담자한테 자신의 속이야기를 털어놓는 순간 억하심정, 곧 미해결 과제가 표면에 떠오르는 것이다.

만약 일상적인 대화였다면 전문적이지 못한 조언이나 충고를 듣거나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일상에서는 속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하고 설사 꺼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상처를 덧내는 역효과가 생길 위험이 크다.

그런데 상담은 안전한 분위기라서 불필요한 간섭이나 비난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토해낼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자란 곰팡이에 햇빛이 쪼이면 곰팡이가 사라지듯 잠재되어 있던 미해결 과제가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면 영향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안전한 분위기에서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치유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해결 과제인 억하심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치유가 다 될까?

아주 심한 상처는 가벼운 응급조치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상처는 큰 수술을 해야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억하심정은 표현하는 것만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억하심정을 끄집어냈는데 시원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고 괴로운 경우가 생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상담자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가벼운 찰과상엔 소독하고 약을 바르면 된다.

이 치료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치기 힘든 병도 있고, 어려운 수술을 훈련이 안된 일반인이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해결 과제가 억하심정이라는 형태로 잠재의식에 박혀 있게 된 것도 나름 이유가 있다.

처리하거나 해결할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안전한 분위기에서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 꺼낼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그 자체로 감정 순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아주 깊은 상처는 다른 조치가 뒤따라야 치유될 수 있다.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 합리적이지 않고 비현실적일 때, 미해결 과제는 계속 생산된다.

이런 경우에는 사고방식을 바꿔주어야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표현을 했는데도 해결되지 못한 감정들은 직면을 통해서 그 구조를 바꿔야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관점이나 사고방식을 바꾸어서 미해결 과제를 처리하게 되면 이것은 운명을 바꾸는 것과 같다.

그만큼 쉽지 않고 힘이 드는 과정이란 뜻이다.

큰 수술은 위험성도 크고 오래 걸리며 회복 기간도 길다.

억하심정이 강력한 것일수록 처리하는데 더 많은 힘이 든다.


비합리적인 사고를 합리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처럼 근본적인 조치를 해서 치유가 되는 경우는 상담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

어떤 문제는 단순히 표현하는 것으로 처리가 되고, 어떤 문제는 사고방식이나 습관을 바꾸어야 처리가 된다.

표현하는 것으로 처리되는 것들은 비교적 가볍고 단순한 문제이며 그 효과도 순간적이다.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바꾸어서 처리되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고 복합적인 문제이며 그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



비교적 단순하고 가벼운 억하심정은 발견해서 표현하는 것만으로 치유가 된다.

이해가 충분치 못해서 오해에서 비롯된 억하심정은 좀 더 성숙된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치유가 된다.

큰 충격을 받아 깊이 새겨진 상처는 관점이나 사고방식, 또는 습관을 바꾸어야 치유가 된다.

이렇듯 치유의 양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가 없는 것 같은데도 상담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얼마나 정확하게 내담자의 미해결 과제를 보고 적절히 개입할 수 있는가가 효과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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