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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22. 2019

불의에 굴하지 않고

정의로움의 미덕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기 원한다."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버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의지다.

정의로움은 삶의 의미다.



군부독재 시절에 대학을 다녔다.

시위가 있는 날에는 어김없이 들려오던 함성이 있었다.

어깨를 걸고 소리쳐 부르던 노래들이 있었다.

내 속의 무엇인가를 깨우는 일렁임을 가슴으로 느끼곤 했다.


'정의로움'이었다.

부조리한 현실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그리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부조리에 맞설 때 닥쳐올 위험이 두려웠다.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아직 그 두려움이 생생하다.


현실과 타협하며 일신의 안위를 위하는 길이 있었다.

이 한 몸 던져서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길도 있었다.

다른 길은 없어 보였다.

졸업하면서 제삼의 길을 찾겠노라 다짐했다.


불의와 타협하며 안온한 삶을 찾는 길은 아예 갈 생각도 없었다.

정의를 위해 희생하는 길에는 확신이 없었다.

싸우지 않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찾고 싶었다.

자신을 어떤 범주에 가두고 싶지는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거룩한 희생으로 군부 독재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의로움이 실현된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아직도 수많은 모순이 그대로 남아있다.

불의와 정의의 싸움은 계속 진행 중이다.


나는 폭력이 싫다.

그런데 굴종은 더더욱 싫다.

진영을 가르고 맞서는 것은 답이 아니다.

세상을 이분법으로 보는 무지함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


진정한 정의는 복잡하지 않다.

양심을 거스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가 일치하면 된다.

거짓에 속지 않으며 진실에 깨어있으려 애쓰면 된다.


불의와 타협하는 순간 양심이 죽는다.

죽은 양심으로는 떳떳할 수 없다.

정의로움을 잃지 않으면 양심이 산다.

살아 있는 양심은 힘차고 떳떳하다.



정의로운 사회는 건강하다.

각자 자신의 삶을 떳떳하게 산다.

서로 존중하며 힘을 모은다.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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