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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01. 2019

우상이 깨질 때

세뇌 극복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하던 질문이다.

대답이 참 많이도 변했다.

하지만 모두 다 내 우상이었다.



위인전을 많이 보았다.

수많은 우상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현실의 나는 너무나 미약했다.

열등감이 자리 잡았다.


링컨의 솔직함.

에디슨의 엉뚱함.

슈바이처의 인도주의.

다 갖추어야 한다고 믿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박정희가 죽었다.

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다.

대학에 들어가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나의 무지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우상이 깨지는 순간 양가감정이 든다.

절망과 실망 같은 아픔.

막혔던 것이 뚫리는 후련함.

비로소 진실이 보인다.


어릴 적 우상으로 삼았던 존재들을 다시 본다.

그들의 고뇌도 보이고 이면도 보인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비로소 열등감을 놓을 수 있었다.


왜 우상화를 할까.

누군가를 우상화하는 순간 열등감이 생긴다.

자신은 부족하다는 느낌에서 노예 의식이 싹튼다.

노예 의식이 있어야 독재가 가능하다.


진실을 가리고 대중을 속이는 고도의 기법이 우상화다.

세뇌된 대중은 누군가의 의도에 놀아난다.

넋을 잃어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누군가는 배를 불린다.


우상이 깨질 때 분노가 터져 나올 수 있다.

허구가 드러날 때 속았던 대중은 분노한다.

하지만 분노에는 눈이 없다.

진실을 바로 보는 냉철함이 필요하다.



우상이 깨진다고 진실이 바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눈을 부릅떠야 한다.

세뇌되었던 혼탁함을 침착하게 제거한다.

바르게 보고 당당하게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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