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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05. 2019

티 없이 깨끗하게

청결의 미덕

"먼지를 털고 때를 닦아라."

바보 주리반특에게 주어진 일이었다.

주리반특은 청소와 빨래를 하면서 깨달았다.

마음이 청결해진 것이다.



주리반특이라는 머리가 아주 나쁜 수행자가 있었다.

모두들 그를 바보라고 불렀다.

자기의 이름만 간신히 외울 줄 알았다.

그에게 마음공부는 불가능해 보였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멍청함에 낙담해서 부처님을 찾았다.

"저는 머리가 나빠 수행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처님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물으셨다.

그는 청소나 빨래는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승가에서는 자기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청소와 빨래도 각자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부처님은 청소와 빨래를 주리반특에게 맡기라고 하셨다.

그리고 주리반특에게 특별한 가르침을 주셨다.


"너는 청소와 빨래를 하면서 '먼지를 털고 때를 닦아라'는 말을 외워라."

주리반특은 이 단순한 말도 자꾸 잊었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른 수행자들에게 옆에서 이 말을 해주도록 당부하셨다.

머지않아 주리반특은 이 말을 외워서 할 수 있었다.


주리반특의 일과는 청소와 빨래로 채워졌다.

아무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부처님은 주리반특에게 설법을 하도록 했다.

뜻밖에도 주리반특은 막힘없이 설법을 했다.


청소와 빨래를 하면서 그는 먼지를 털고 때를 닦았다.

자연스럽게 마음의 먼지와 때도 깨끗해졌다.

환경을 깨끗하게 하면서 마음도 청결해진 것이다.

똑똑해야 깨닫는 것이 아니었다.


욕망이나 고집이 마음을 더럽힌다.

마음공부는 욕망이나 고집을 벗겨내는 일이다.

순수해서 청결한 마음에 진리가 스며든다.

청결해야 진리가 왜곡되거나 가려지지 않는다.


몸을 청결하게 하면 마음도 차분해진다.

아무렇게나 어지럽혀진 환경은 산만하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욕망이나 고집은 마음을 어지럽힌다.



청결은 바른 질서다.

청결이 깨지면 혼란하고 산만하다.

먼지를 털고 때를 닦으면 청결해진다.

욕망과 고집을 털고 닦아 마음을 청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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