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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06. 2019

가을 낙엽은 죽음일까

생명의 순환

말라 떨어진 낙엽이 뒹군다.

낙엽은 잎이 죽은 것일까?

죽음이라면 생명이 끝난 것인가.

그렇다면 너무 허망하다.



불로장생!

늙지 않고 오래 사는 것.

나아가 영원히 죽지 않는 것.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희망이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

자연의 이치다.

태어난 생명은 결국 죽는다.

죽은 다음에는?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주장이 있다.

다시 환생하며 윤회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냥 끝이라는 주장도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아주 어린아이는 눈에 안 보이면 없다고 생각한다.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것을 없어졌다고 아는 것이다.

인지가 발달해야 가려져도 없어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에 보이지 않는 원리를 알아야 바로 아는 것이다.


나뭇잎을 보자.

여름내 활발하게 생산활동을 하다가 가을이 되면 마른다.

결국 가지에서 떨어져 낙엽이 된다.

낙엽은 나뭇잎의 죽음이다.


그렇다면 나무도 죽은 것인가.

나무 입장에서 보면 나뭇잎은 제 역할을 다하고 돌아간 것이다.

봄이 되면 나무는 다시 새싹을 틔운다.

순환하는 것이 생명의 원리이다.


나뭇잎만 보면 봄에 태어나 가을에 죽어간다.

나무로 보자면 한 해를 살아내는 방식일 뿐이다.

한 생명 속에 삶과 죽음은 늘 공존한다.

사실 삶과 죽음은 관념일 뿐이다.


잠이 들면 의식이 멈춘다.

의식의 죽음인가?

잠이 깨면 의식이 활동한다.

의식의 태어남인가?


활동하다가 쉬는 것일 뿐이다.

낙엽은 썩어서 다시 싹을 틔우는 거름이 된다.

이런 물질의 흐름을 환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구분하는 것은 관념의 작용이다.



손을 자르면 아프다.

머리카락을 자르면 아프지 않다.

우리 몸에도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낙엽은 죽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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