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던 대로 기도를 마치고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모니터 화면이 먹통이다.
컴퓨터를 강제 종료하고 다시 켰다.
다행히 화면이 나온다.
메일 확인 후 카페에 인사글을 남긴다.
방송 업로드도 확인하고 글을 쓰려 크롬을 연다.
갑자기 화면이 파래지면서 화면 가득 메시지가 뜬다.
재시작을 해도 아예 먹통이다.
모니터를 교체해 봐도 소용이 없다.
늘 해오던 일상이 파괴되었다.
충격이 크다.
당황스럽다.
정신을 수습하고 할 일을 한다.
텃밭을 정리하고 음식쓰레기 구멍도 넉넉하게 판다.
형님네 배추 절이는 일을 돕는다.
그래도 마음은 찜찜하다.
어느 정도 일을 마친 후 핸드폰을 꺼낸다.
그런데 핸드폰도 먹통이다.
혹시나 해서 충전기를 연결했다.
화면에 1%라고 뜬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폰을 확인한다.
매일 쓰던 글을 쓸 수 있을지 앱을 열어보았다.
글쓰기가 가능하다.
늦었지만 글을 쓴다.
그런데 환경이 낯설다.
데스크 탑으로 글을 쓰는데 익숙해서 폰으로 입력하는 게 어색하다.
그래도 다행이다.
부분적으로나마 일상을 복구할 수 있어서.
갑자기 익숙했던 일상에 문제가 생기면 당황스럽다.
어색함과 새로움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끔은 일상을 무너뜨려 보아야겠다.
예상치 않은 일을 새로움으로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