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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7. 2019

움직임이 없어야 평온할까

평온함의 미덕

'잔잔한 호수에 조용히 물드는 황혼'

떠올리기만 해도 평온하다.

가만히 호흡을 느껴본다.

평온한가.



바람이 불면 수면이 물결이 인다.

수면에 비치던 풍경이 살짝 일그러진다.

욕심이 생기면 마음이 흔들린다.

살짝 호흡이 거칠어진다.


아주 약한 바람에도 잎새는 흔들린다.

잎새가 흔들려도 뿌리는 든든하다.

욕심이 흔들어놓은 마음은 표면이다.

중심이 잡힌 마음은 든든하다.


오감에 닿는 자극에 마음이 반응한다.

즐겁거나 괴롭거나 담담하다.

즐거움은 좇고 괴로움은 밀친다.

평온이 깨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평온함이 고정됨은 아니다.

흔들리는 잎새에도 뿌리가 든든한 것처럼 자극에 반응하는 오감에도 중심은 그대로다.

중심이 단단히 받쳐줄 때 오히려 오감이 마음껏 작동할 수 있다.


평온함은 활동성의 바탕이기도 하다.

중심이 든든해서 균형을 잃지 않아야 더 활발하게 운동할 수 있다.

마음이 평온할수록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평온함은 마음이 온전하게 기능하는 최적의 상태가 아닐까.


맑고 고요한 호수는 사물을 그대로 비추어준다.

평온한 마음에서 감각도 생각도 느낌도 제모습을 잃지 않는다.

평온이 깨어지는 순간 혼란이 일어난다.

물결이 심하게 일렁이는 수면에 제대로 비치는 풍경이 있는가.


숨을 고르며 마음에 집중하면 차츰 평온해진다.

맥박도 느껴지고 심장 뛰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살갗에 닿는 공기마저 새롭다.

이것이 최고의 즐거움일지도 모르겠다.


격한 흥분을 동반하는 기쁨은 몸에 해롭다.

심장에 무리가 가고 호흡이 거세지면서 순간 몸이 굳는다.

만약 흥분상태가 지속되면 몸이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평온함을 되찾아야 한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큰 슬픔도 몸에 해롭다.

심장에 무리가 가고 호흡이 끊어지면서 몸이 타격을 받는다.

가라앉은 상태가 지속되면 생기를 잃게 된다.

평온함을 회복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는 바위가 평온할까.

평온하다고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움직임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평온함이다.

평온해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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