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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8. 2019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한결같음의 미덕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노래 '상록수'의 한 구절이다.

한결같이 푸르름을 묘사한다.

한결같음에서 감동을 느낀다.



일관성.

힘이 느껴진다.

변덕스러움.

속이 시끄럽다.


조변석개나 조삼모사 같은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뭔가 급하고 긴장되며 불안해진다.

일관되지 못하고 변덕스러우면 신경이 쓰이고 피곤하다.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한결같을 때 믿음이 생긴다.

이해득실에 따라서 이합집산하는 무리들한테 믿음이 가는가.

팔랑귀라서 자꾸 흔들리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꿋꿋하게 소신을 지키는 사람은 든든하다.


지금 우리는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정보와 다양한 신상들이 넘쳐난다.

정보에 어두운 사람은 눈뜨고 코베여도 모르고 당한다.

새로움에 적응해야 도태되지 않는 세상이다.


생활양식도 크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물건을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해결되는 일이 많다.

정보를 다루지 못하면 생존조차 쉽지 않다.


생활양식이 빠르게 변화되면서 커다란 부작용도 생겼다.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는 것이다.

속도와 효율이 지나치게 중시되다 보니 인정이 메마른다.

갈수록 인심이 사나워지고 있다.


뿌리가 약한 나무는 든든하지 않다.

오래도록 묵힌 장의 깊은 맛을 인스턴트식품으로 낼 수 없다.

속도와 효율이 중시될수록 이것을 아우르는 구심점이 절실해진다.

한결같아야 빠른 변화를 감당하고 담아낼 수 있다.


마음에 깊은 중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변화에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한결같지 못하면 작은 변화에도 흔들리며 자신을 잃기 쉽다.

속도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한결같음이 더 절실해진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한결같아야 한다.


시대환경의 변화에 무감각한 고지식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중심이 필요하다.

눈앞에 닥친 이해관계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저버리는 변덕은 어리석다.

소중한 가치를 잊지 않는 한결같음이 변화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백신이다.



원심력과 구심력은 서로 비례한다.

중심이 잘 잡혀야 멀리 도약할 수 있다.

한결같아야 변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내 인생을 지탱하는 한결같은 중심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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