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Dec 06. 2019

어린이는 거짓말을 안 한다?

선입견

영화 '더 헌트'에서 선입견의 위험성을 본다.

'아이는 거짓말을 못 한다.'는 선입견이 끔찍한 비극을 부른다.

제멋대로 상상해서 만드는 허구의 세계.

과연 영화에서만 있는 일일까.

(12월 6일 방송)



꼬마 여자애가 중년의 남자 유치원 선생님을 좋아한다.

유독 이 선생님한테 애착을 보이는 아이에게 남자는 거리를 둔다.

속상한 아이는 원장한테 거짓말을 한다.

남자는 성추행범으로 몰린다.


다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이라 남자는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이는 엄마한테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충격이 커서 헷갈리는 것이라 판단한다.

법정에서 무혐의로 결정이 났지만 민심은 바뀌지 않는다.


분위기에 따라 아이들도 거짓말을 한다.

의도해서라기보다 미숙한 상황판단으로 거짓말을 하기 쉽다.

어른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가 클수록 가능성은 더 커진다.

영화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거짓 진술을 한다.


시간이 흘러도 찌꺼기는 남았다.

무고한 이 남자한테 누군가 총을 쏜다.

객관적으로 보는 관객들은 안타깝다.

하지만 총을 쏜 당사자는 나름의 정의감으로 분노하는 것이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허구의 세계를 만든다.

판단력이 흐려진다.

자신이 상상한 것을 진실이라 착각한다.

허상에 사로잡힌 줄 꿈에도 모른다.


자신과 세상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정확할까.

자신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세상을 제대로 보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도 나름의 확신(?)들을 가지고 산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확신한다는 것은 얼마나 경솔한가.

언론에 보도된 것을 그대로 믿고 누군가를 욕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얼마나 많은 억울한 사람들이 있을까.

적어도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지는 말아야 한다.


'더 헌트'라는 영화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선입견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실을 날조하는 자들에게 분노를 느낀다.

날조된 이야기에 속는 자들에게도 화가 난다.

나도 속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소름이 돋는다.



어린이는 거짓말은 안 한다고?

무서운 선입견이다.

어린이도 거짓말을 한다.

어른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건 정신질환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