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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11. 2019

제 성격이 문제인가요?

어긋난 과장

"여행 계획 좀 짜 봐라." 어머니가 대학생 아들한테  말씀하셨다.

"학교 성적 신경 쓰지 말고 여행 계획 짜야겠네~." 아들의 대답이다.

까칠한 대답이다.

왜 이러는 걸까.

(12월 11일 참나원 방송)


과잉 대응.

너무 심하다 싶다.

그런데 자동으로 나가고 만다.

드디어 일이 터졌다.


친구한테 메시지가 왔는데 읽고 답을 하지 않았다.

친구가 왜 응답이 없냐고 재차 보냈을 때 버릇이 나왔다.

"병원 응급실에서 링거 맞으면서도 답장해야겠네."라고 보낸 것이다.

친구가 정색을 하며 화를 냈다.


이 일로 정신이 들었다.

중요한 관계가 한순간에 끝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느껴졌다.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상황에 맞지 않게 지나친 표현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잠재된 마음이 모르는 사이에 그냥 표현되는 것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냉소적인 과잉방어 반응이 자동으로 나온다.

먼저 왜 방어를 지나치게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음을 직면하기 어려울 때 방어를 한다.

특히 누군가 나의 영역에 들어온다 싶으면 위기감을 느낀다.

그래서 지나치게 강한 반응으로 상대를 멈추려 시도한다.

비아냥대거나 으름짱을 놓거나 비꼬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마음과 마음을 소통하는 건강한 방식을 몰라서 생기는 일이다.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소통방법을 정식으로 배울 기회는 거의 없다.

가정에서 익히거나 또래와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바로 마주하려면 긴장된다.

긴장을 피하고 싶어서 과잉 대응이라는 편법을 쓴다.

이른바 '위장 공격'이라는 것이다.

공격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겁먹고 움츠리는 것이다.


사연을 보낸 대학생은 아직 자신이 무엇에 겁을 먹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그냥 '예' 하면 좋을 텐데 선뜻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자신이 무언가 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안 하려고 어깃장을 놓는다.



게으른 마음으로는 매사가 귀찮다.

말을 주고받는 것도 부담스럽다.

잠이 다 깨지 않아서 살짝 몽롱한 상태와 비슷하다.

그냥 박차고 일어나면 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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