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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15. 2019

무환수 어항을 보는 눈

선입견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는 어항이 있다.

한자말로 무환수 어항이다.

고인물은 썩는 법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았다.



검색해서 찾아본 동영상은 만족스러웠다.

잘 생긴 청년이 조리 있게 설명을 잘한다.

금방 납득이 되었다.

우리 집 어항을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엄청난 비난 댓글이 쏟아진단다.

그래서 또 찾아보았다.

무환수 어항이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몇 개 읽었다.


물고기를 취미로 기르는 사람들은 '물생활'이란 말을 쓰는 것 같다.

참신했다.

그들은 엄청난 애정으로 물고기를 기른다.

그들에게 물고기는 차라리 가족이다.


무환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나름 일리가 있었다.

가족 같은 아이들한테 물을 갈아주는 것이 귀찮은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예쁜 모습을 즐기고 싶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과연 물을 자주 갈아주는 것이 물고기들한테 좋을까.

너무 사람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을 갈아주느라 물고기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안정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다만 알고 있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내가 본 동영상의 설명대로라면 무환수 어항이 답이다.

문제는 실제 사실은 어떤 가이다.

그래서 더 찾아보았다.


'왜 물을 갈아주어야 하는가?'라는 의문부터 풀어야 한다.

잘산을 처리하는 방법이 핵심이다.

물을 갈아주지 않고도 질산을 처리할 수 있으면 된다.

열쇠는 박테리아가 가지고 있었다.


무환수의 대가라는 분이 아직 활동을 하고 계셨다.

그래서 찾아갔다.

설명을 듣고 바로 재료를 구입했다.

무환수로 바꿀 생각에 들뜨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송년 모임에서 일찍 자리를 떴다.

집으로 돌아와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2시간 여에 걸친 작업 끝에 힘든 일은 다 마쳤다.

자고 일어나 나머지 작업을 마치고 다시 물고기를 어항에 넣었다.


앞으로 지켜보아야겠지만 지금은 물이 아주 깨끗하고 좋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새로 한 장치의 원리가 기막히다.

물만 순환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어항 전체의 물이 계속 순환되는 구조이다.


이 장치를 개발한 분이 존경스럽다.

얼마나 많은 고심과 연구 끝에 발견하셨을까.

내가 만나 본 분은 80세도 훨씬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하면 된다.

늘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다.

생각이 굳는 순간 썩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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