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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30. 2019

남편은 응답하라 1

부부 갈등 현상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과연 그럴까.

그냥 넘길 일이 아닌 듯하다.

부부 갈등은 왜 생기는 것일까.

(12월 30일 참나원 방송)



첫 아이가 유산이 되었다.

미처 태어나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죽은 아이를 꺼내는 수술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틀간 할 수 없었다.


수술비를 지원받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주말이라 속절없이 기다려야 했다.

남편은 일을 하러 가고 아내는 혼자 견뎌야 했다.

아내의 마음에 앙금이 남았다.


남편은 매사에 걱정이 많다.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생각한다.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마음이 무겁다.

아내는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다.


말이라도 좋게 해 주면 좋으련만 남편은 입에 발린 말은 죽어도 못한다.

오히려 아내가 철이 없다고 생각한다.

무뚝뚝한 성격에 위로는 꿈도 꾸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의 무반응에 힘이 빠진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공통점이 있는 부부다.

그런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식이 너무나 다르다.

아내는 애써 밝게 살려고 한다.

남편은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감당하려 한다.


아내가 불만을 말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돼?'

남편이 응수한다.

"현실이 부정적인데 어떻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지금 부부는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두 사람 다 열심히 성실하게 산다.

그런데 둘 사이에는 메꾸어지지 않는 간격이 있다.

간격을 메꾸려 나서는 것은 언제나 아내였다.


남편은 먹고 살 걱정으로 가득하다.

관심과 애정을 나누려는 아내가 철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아내는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좀처럼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


최근에 들어서야 남편의 심정에 변화가 생겼다.

자신이 변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이제는 아내의 요구가 공감이 된다.

그래서 아내의 말을 귀담아듣기 시작했다.


3년 전쯤 아내의 손에 이끌려 참나원 상담을 했다.

하지만 각성이 되지는 않았다.

둘째가 태어나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비로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나원 역사상 처음으로 '청문회식 상담'을 하게 되었다.

아내의 질문에 남편이 답하는 방식이다.

마침 남편도 필요성을 느꼈기에 저항 없이 상담에 임했다.

3년 전(시즌 4, 32화)과 마음가짐부터 많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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