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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02. 2020

묵묵부답으로 점점 불쾌해지다.

불통 타파

"응답이 없는 이유는?"

마땅한 답이 없어서.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아무튼 갈등이 생긴다.

(1월 2일 참나원 방송)



默默不答 (묵묵부답)

입을 닫고 대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點點不快 (점점불쾌)

얼핏 보면 글자가 비슷하다.


점점불쾌는 없는 말이다.

묵묵부답을 잘못 읽었음을 표현하려고 만들었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묵묵부답하면 점점 불쾌해진다.

왜 묵묵부답할까.


어린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다.

온갖 것을 다 묻는다.

묻고 답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답을 안 한다면?


몰라서 답을 안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아는데도 답을 안 하는 경우는 무엇일까.

답하기 싫은 것이다.


대답하는 쪽에서는 몰라서 답을 못하는데 듣는 쪽에서는 알 길이 없다.

답하기 싫어한다고 해석하는 순간 갈등이 생긴다.

더 나아가 답하기 싫은 이유가 자신을 싫어해서라고 생각해버린다.

묵묵부답은 자칫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묵언수행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말을 하지 않는 공부법이다.

소통을 끊어버림으로 해서 소통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함이다.

잃어보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끼곤 한다.


대화를 하다가 침묵하는 것은 큰 사건이다.

입을 닫으면 온갖 생각이 일어난다.

침묵으로 응하는 것이 큰 외침보다 더 강력한 충격일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 말은 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꼭 붙들고 있으면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렵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성심껏 답변을 하면서 깊은 소통이 이루어진다.

자기 생각만 하면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

소통하려면 자신의 폐쇄회로를 멈추어야 한다.



아무 갈등도 없기를 바라는가.

그냥 숨을 멈추면 된다.

갈등이 생기면 풀면 된다.

두려워서 시작도 하지 않는 악수를 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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