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Jan 05. 2020

나이 60을 바라보며

전환기

100세 시대에 나이 60은?

노년이 아니라 장년이다.

은퇴한 장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등학교 동기의 부친상.

장례식장에 조문객이 별로 없다.

친구들은 이미 다녀갔고 혼자 덩그러니 있을 판이다.

그런데 마침 동기의 친구가 있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진 않았지만 우리 동기들을 많이 알고 있다.

조문객을 맞느라 상주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갔다.

상주인 동기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추억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꽤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취직이 쉽지 않다.

새로운 시도를 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냥 놀고먹을 수도 없다.

진로가 새삼 고민되는 시기다.


이 친구의 마음 씀씀이가 참 곱다.

자기 분야에서 꽤 전문성을 갖추고 일을 하면서도 젊은 세대에 미안해한다.

나이가 들어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 젊은 사람들한테 민폐란다.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그에게 호감이 생긴다.


상주인 동기한테 진심 어린 충고도 한다.

혼자 박혀 있지 말고 여행도 하면서 길을 찾으란다.

둘은 20대 초반에 일주일에 서너 번 술을 마실 만큼 가깝게 어울렸다고 한다.

두 친구 다 지나치리만큼 선량한 마음을 가졌다.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친구들과 하는 생각이 다르다.

물론 두 친구도 루저는 아니다.

취업을 해서 직장에서 능력도 인정받으며 열심히 일했다.

자연스럽게 은퇴를 하고 인생 후반전을 맞이하는 전환기일 뿐이다.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을 한다.

젊은 세대가 살아갈 걱정을 한다.

자식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주제다.

인생 후반전은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단다.


처음 만난 친구한테서 민심을 읽을 수 있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원한다.

남을 이기거나 밟으려는 마음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보는 세상과 너무 다르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민초들의 마음은 험악하거나 거칠지 않다.

그렇다면 세상을 험악하게 그리고 있는 매스미디어가 문제라는 말이 된다.

제발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인생의 모든 시기는 다 전환기다.

사춘기나 갱년기만 위기가 아니다.

항상 위험과 기회는 공존한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를 가질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건강한 식생활 소생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