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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12. 2020

만나고 헤어지고

순리

"회자정리 이자필반"

모인 것은 떠나가고 떠나간 것은 반드시 돌아온다.

세상의 이치다.

무엇을 반기고 무엇을 꺼리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어릴 때 보았던 표어다.

분열하지 말고 단결하자는 뜻이다.

내 기억으로 이 표어는 동기가 불순했다.


전체주의 국가는 토론을 장려하지 않는다.

조금만 다른 의견을 내어도 비난을 한다.

야당의 주장을 분열을 선동한다며 탄압했다.

생각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보면 이것은 병이다.

어느 하나로 생각을 묶어두려는 것 자체가 무리다.

의심에 사로잡혀서 생각이 굳어버리면 현실을 심하게 왜곡해서 보게 된다.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위험한 이유다.


그렇다면 실상은 어떤가.

뭉친 것은 흩어지고 흩어진 것은 다시 뭉친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뭉치거나 흩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어느 한 편으로 몰고 가면 균형을 잃는다.


인생길에서 만나는 인연이 얼마나 될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많은 인연을 다 잡을 수는 없다.

가는 것은 놓아두고 오는 것은 맞이하면 된다.


'회자정리 이자필반'은 억지 마음을 놓으라는 말이다.

인연이 다한 것을 억지로 붙잡지 말라고 회자정리를 말한다.

끝이란 생각으로 소홀히 하지 말라고 이자필반을 말한다.

집착하지도 소홀히 여기지도 말라는 경구다.


문제는 '놓을 때'와 '잡을 때'를 판단하는 일이다.

봄이면 밭을 간다.

가을이면 수확을 한다.

때에 맞는 일이다.


뭉쳐야 할 때가 있고 떨어져야 할 때가 있다.

의견을 모아야 하는데 자기주장만 하면 곤란하다.

더 신중히 살펴야 하는데 전체 의견으로 정해버리면 탈이 난다.

때를 맞추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물질만능 풍조는 거스른다.

환경보호는 불편하더라도 따른다.

의견을 모을 때와 주장을 분명히 할 때를 구분한다.

때를 알아야 철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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