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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13. 2020

남친 어머니가 이상해요

지나친 애착

"남친 어머니가 이상한 것 아닌가요?"

1년 넘게 연애 중인 여성의 사연이다.

모자 사이에 애착이 지나친 것 같다.

어디에 초점을 두고 보아야 할까.

(1월 13일 참나원 방송)



사연자는 남친의 어머니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시시 때때 아들한테 문자나 전화로 연락을 한다.

막상 남친은 집에 가서 그냥 자기 방으로 간단다.

엄마가 아들을 짝사랑(?)하는 듯한 모양새다.


물론 남친의 입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라서 사실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혹시 여친의 기분을 고려해서 남친이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고부갈등이 생기면 중간에 낀 남편이 곤란하지 않은가.

사연에서 보이는 남친의 반응을 보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사연자의 대응은 어떨까.

남친과 진지하게 고민을 나누었을까.

아마도 불만을 터뜨리는 것 같다.

더 지혜로운 대응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남친을 사귀는 것이지 그의 엄마와 만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초점이 남친과 자신의 관계에 맞춰져야 마땅하다.

어머니의 행동에 대한 남친의 생각과 느낌에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아야 한다.

혹 애틋할 만한 사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한테 관심을 가지면 그의 삶에도 주목하게 된다.

어떤 삶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궁금하다.

모자 사이에 강한 애착이 생기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자식이 성장했는데도 분리가 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부모 눈에 자식이 미숙해 보이는 것은 강력한 선입견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이 아주 어릴 때부터 보았기 때문에 어린 시절이 뇌리에 강하게 남기 마련이다.

사춘기에 부모와 자녀 사이가 크게 흔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강한 애착이라 하더라도 분리되지 않으면 안 된다.


몸집이 커지면 사는 집도 커져야 한다.

소라껍데기를 집으로 삼는 게를 보자.

자연스럽게 살던 집을 버리고 더 큰 집을 구한다.

부모의 애착이 너무 강하면 자녀의 성장에 장애가 된다.


이 사연에서 아마도 남자 친구는 엄마의 보살핌에 익숙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애정공세(?)에도 덤덤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음을 알고 있을까.

만약 익숙해져 있다면 관계를 맺어가는데 수동적일 수 있다.


적극성이 있는 여성의 눈에는 소극적인 남자가 여유로워 보일 수 있다.

보채거나 닦달하지 않기 때문에 편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이 남자는 정말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도 소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불평 차원이 아니라 관계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남자도 성숙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문제는 미성숙이다.



불편하면 불편한 마음에 주목한다.

불편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마주한다.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해법을 찾는다.

그냥 불평만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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