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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16. 2020

아동학대를 신고하면?

양육문제

"조카가 친모한테 학대받는 것 같아요."

형의 이혼소송으로 조카의 친권이 엄마한테 갔다.

그런데 엄마는 아이를 잘 돌보지 않는다.

아동학대 신고를 해서라도 데리고 오고 싶다.

(1월 16일 참나원 방송)



상담을 하다 보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종종 만난다.

엄마가 자식을 학대한다?

자기는 푹신한 침대에서 자면서 아이는 이불도 없이 맨바닥에서 재운단다.

매질까지 한다.


아이가 엄마한테 다녀오면 감기가 걸려오기 일쑤다.

재판에서 엄마의 이런 행실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

법은 엄마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이가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


아이의 엄마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아이가 시설로 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망설여진다.

도대체 아이 엄마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왜 자신이 낳은 아이한테 소홀할까.


사연에서 아이 아버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어째서 이혼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아이한테 하는 행동은 분풀이로 보인다.

아마도 아이한테 남편에 대한 감정이 투사되나 보다.


사람이란 참 묘한 존재다.

화가 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자해를 하기도 한다.

소중한 것을 부숴버리는 건 일도 아니다.


흥분된 상태에서 냉철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조카를 보면서 일어난 분노로 생각이 극으로 치닫는다.

차분하게 대화로 풀어갈 생각을 하기 힘들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텐데.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오지랖이다.

삼촌이 조카의 일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

엄마가 "내 자식 일이다."라고 해버리면 손을 쓸 수 없다.

맞서 싸울수록 조카한테 더 불리해지기 쉽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서 일을 도모하면 좌절하기 마련이다.

정말로 조카를 위한다면 아이 엄마를 만나서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맺힌 것이 있으면 풀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삼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정말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엄마라면 증거를 모아 신고를 해야 하겠지만.


안타까운 사연이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삼촌으로서 아이를 돌보는데 현실의 한계가 너무 많다.

결국 친권자인 아이 엄마한테 호소하는 것이 현실에서 최선이 아닐까 싶다.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누군가 대신해야 한다.

아빠가 할 역할을 삼촌이 다 할 수는 없다.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

미움보다는 이해와 수용으로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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