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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5. 2018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

상호 존중

내 감정을 우선하면 이기적이라 한다.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하면 자기를 잃어버린다.

나를 중심으로 살아도 상대를 중심으로 살아도 문제는 생긴다.

과연 누구를 더 우선해야 하는가?

아무리 고민해도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문제에 명확한 답이 있다.

상호 존중!



상담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공황에 가까울 만큼 어찌할 바 모르게 당황하는 부분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끊지 말고 끝까지 귀담아들으라는 것이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한 부분이 생긴다.

궁금해지면 알고 싶고 알고 싶으면 상대방한테 물으면 된다.

그런데 묻지 말고 상대가 말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고 다 이야기하게 하란다.

그러면 궁금한 것은 언제 해결해야 하는가?


상담에서 상담자인 내가 궁금한 것과 내담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 가운데 무엇이 우선인가?

당연히 내담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내담자의 흐름을 끊지 말고 그대로 들으라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궁금한 것을 묻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궁금한데도 묻지 않으면 대화가 피상적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

궁금한 것은 풀어야 한다.


내담자의 표현이 최우선인데도 상담자한테 드는 의심을 풀어야 한다면 모순이 아닐까?

흔히 하기 쉬운 오해를 풀면 모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상대의 말을 끊지 말고 귀담아들으라는 것은 상대의 마음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그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관심을 기울이란 말이다.

그런데 말을 듣다가 생기는 의문이 무엇에 관한 것인가?

상담자 자신의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표현하는 내용에서 모순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관심을 기울이고 귀담아듣다 보면 이런 대목에서 의문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상담자가 내담자가 하는 말에 의문을 품고 질문하는 것은 상담자의 마음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담자한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의문이 생기는데도 그 의문을 풀지 않고 대화를 지속하면 그 대화가 깊이 진행될 수 있을까?

깊은 관심을 가지고 궁금한 것을 되묻는 과정에서 내담자도 상담자가 자신의 말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알게 된다.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자.

내가 하는 말을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듣기만 하고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 상대방한테 깊은 속마음을 다 이야기하고 싶을까?

이해되는 것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해 오는 상대방이 훨씬 더 믿음직스러울 것이다.

다만 질문을 시의적절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


박자가 맞지 않으면 듣기가 싫다.

듣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박자가 맞으면 시원스럽다.

듣는 것과 질문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려면 차이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상대의 말을 이해 못하는 것이 그냥 경험이나 관점의 차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정한다면 질문을 꺼릴 이유가 없다.

같은 것을 놓고 다르게 볼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질문을 하거나 받는 것이 전혀 당황스럽지 않다.

이해가 되어 받아들이거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되묻는 것이 같은 무게로 다가온다.


상대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을 상대가 알게 되면 마음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흔히 하는 착각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공연히 눈치를 보거나 할 때 필요 이상으로 동의를 구하게 된다.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지 못할수록 차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이다.

서로 존중한다면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역으로 보자면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서로 존중하게 된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며 주고받으면 대화가 깊어진다.

만약 내담자가 몹시 불안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하지 못하고 있다면 상담자는 궁금증보다는 내담자의 불안에 더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상담에서는 감정을 먼저 중요하게 다룬다.

상담자가 감정 변화를 드러내고 있는데도 상담자가 궁금한 것을 묻는다면 이 상담자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초심자한테 붇지 말고 우선 들으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초심 상담자는 오히려 내담자보다 더 긴장하곤 한다.

그래서 내담자의 감정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기 쉽다.


초심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을 들어주려고 한다.

숙련된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을 듣는다.

들어 주려 한다는 것은 자기 생각에 붙잡혀 있는 상태이고 듣는다는 것은 자기 생각을 비우고 몰입한다는 것이다.

차이를 그대로 존중하지 못하기에 애써 들어주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자꾸 하다 보면 초보 딱지를 뗄 수 있게 된다.



내 생각 내 감정을 존중한다.

상대 생각 상대 감정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

차이는 차이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여기에 깊이 있는 대화와 만남이 있다.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참 나로 참 너를 만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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