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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4. 2018

서로 다른 두 시각

공감/비판

"물이 반밖에 없어."

"물이 반이나 있어."

누구는 없다고 하고 누구는 있다고 한다.

서로 반대되는 시각이다.

누구 말이 옳을까?

둘 다 옳을까?

아니면 옳고 그름이 없는 것일까?



한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강조되던 시절이 있었다.

자발적인 선택과 의지를 강조하는 맥락이었다.

변명과 핑계를 대면서 책임회피에 급급한 태도에 분노하면서 이 주장이 힘을 얻었다.

"~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어." 하는 대신에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이러하게 했어." 하는 식이다.

"네가 욕하니까 내가 화가 났지"가 아니라 "네가 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한테 화를 내지 않았어."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주장 또한 극단으로 가면 문제가 생긴다.

자발적인 자유의지를 강조하면서 무리를 강요할 위험이 있다.

"모든 면에서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야지." 하는 식이다.

특히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내어놓는 과정에서 이런 모순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사회구조의 모순 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게으르다고 몰아붙이는 식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강조하면서 구조적인 모순을 감추는 위정자들의 비겁함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부정적인 시각이다.

흔히 부정적인 시각은 좋지 않고 긍정적인 시각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단어 자체가 긍정과 부정이라고 되어 있어서 이미 불공평하다.

그래서 공감적 시각비판적 시각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겠다.


공감적 시각이란 '나라도 그렇겠다.' 하는 관점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일단 상대와 공감되는 입장으로 이해해 보는 것이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우선해서 바라본다.

공감적 시각으로 보면 상대와 친밀감이나 유대감이 생기기 쉽다.


비판적 시각이란 '꼭 그래야만 할까.' 하는 관점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어떤 기준에 비추어 평가하고 판단하면서 가리는 관점이다.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우선하게 되기 십상이다.

비판적 시각으로 보면 모순이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공감적 시각은 좋고 비판적 시각은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독재자한테 공감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공감적 시각이 나쁘고 비판적 시각이 좋다고 보아야 할까?

만약 마음을 다친 사람을 비판적으로 대하면 어떻게 될까?


공감적 시각과 비판적 시각은 언뜻 보면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입장 같지만 사실 상호보완적인 관점이다.

모든 사물에는 다 양면이 있다.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기 마련이다.

한 입장으로 치우치는 것은 반쪽을 버리는 것이라 문제가 생긴다.


아이를 기를 때 그냥 모든 것을 다 받아주기만 하고 지켜야 할 규칙이나 의무를 가르치지 못하면 어찌 되는가.

반대로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가리기만 하면 아이가 어떻게 클까?

이렇게 보면 어째서 두 시각이 상호보완적이라 했는지 알 수 있다.

양면을 다 이해하고 수용할 때 비로소 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을 공감하고 무엇을 비판할 것인가?

운전을 할 때 속도가 빠르면 제동을 하고, 속도를 내어야 할 때는 가속을 한다.

공감대가 필요할 때는 공감을 위주로 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바로잡아갈 때에는 냉철하게 비판할 줄 알아야 한다.

상담에서는 공감을 기반으로 해서 직면이라는 비판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공감이 따뜻하다면 비판은 시원하다.

공감이 부드럽다면 비판은 날카롭다.

공감이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킨다면 비판은 마음을 굳세게 한다.

공감이 가슴으로 느끼는 작용이라면 비판은 머리를 쓰는 작용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한테는 공감이 필요하고 남을 아프게 하는 사람한테는 비판이 필요하다.



문제나 모순을 바로 직면하는 것이 비판적인 시각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때 꼭 필요하다.

상대의 마음을 같은 시각에서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이 공감적인 시각이다.

위로하고 공감대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

공감과 비판은 서로를 보완할 때 제 역할을 온전히 할 수 있다.

따뜻한 가슴으로 냉철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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