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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26. 2020

연줄의 양면성

묶음

'연줄에 매달려 허공에 떠있는 연'

연줄이 없다면 자유로울까.

연을 붙들고 있는 연줄은 구속일까.

인생도 연줄 속에서 흘러간다.



연을 날리는 힘은 바람에서 온다.

바람이 없으면 연이 뜰 수 없다.

줄에 매달린 채 연이 바람을 탄다.

그런데 연줄이 없으면?


줄에 매달린 연은 바람에 저항을 받는다.

연줄이 연을 붙들어 묶고 있다.

묶인 줄이 없으면 연이 자유로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연줄이 끊어지면 연도 추락하고 만다.


연을 날리는 것은 바람의 힘만이 아니다.

연줄이 잡아주는 힘이 없으면 날 수 없다.

구속으로 보이는 연줄이 실제는 동력인 셈이다.

인생의 연줄은 어떨까.


'연줄을 댄다'는 말이 있다.

친분을 활용해서 부탁을 할 때 쓴다.

연줄이란 '인연의 끈'이다.

연줄이 끊기면 외톨이다.


우리는 그물처럼 얽힌 연줄 속에서 산다.

부모형제, 친지, 친구, 연인, 동료 등등.

인연은 힘이 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좋거나 나쁜 연줄이 따로 있을까.


연을 붙들고 있는 것은 연줄이다.

연을 띄우는 것은 바람의 힘이다.

바람의 힘은 연줄의 버팀 덕에 연을 띄우는 힘이 된다.

연줄이 없으면 연은 그냥 바람에 휩쓸릴 뿐이다.


인생에 의미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인연들이다.

아무런 인연이 없다면 사는 의미도 없어진다.

선연이든 악연이든 인연으로 산다.


연줄은 세상과 나를 묶는 인연의 끈이다.

구속이 될 수도 있고 힘이 될 수도 있다.

힘으로 느껴지면 고맙다.

구속으로 느껴지면 답답하고 무겁다.


연줄 자체는 묶음일 뿐이다.

구속으로 느끼거나 힘으로 여기는 것은 마음에 달렸다.

인연의 고마움을 아는가.

그렇다면 자유로운 것이다.



무엇에 매달려 인생을 사는가.

붙들고 있는 그 줄은 튼튼한가.

다 놓으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잡을 것은 잡고 놓을 것은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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