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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2. 2020

삶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라

생사일여

"생야일편 부운기"- 삶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사야일편 부운멸"-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짐이다.

원효대사의 말씀이다.

삶이 허망하다는 뜻일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사문제보다 더 중한 것이 과연 있을까.

예로부터 많은 이들이 생사문제에 골몰했다.

생명이 있는 한 생사는 가장 중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태어나면 기뻐한다.

죽으면 슬퍼한다.

탄생과 사망을 맞이하는 상반된 마음이다.

탄생과 사망 사이는?


우리네 인생은 탄생과 사망 사이에 있다.

태어남으로 시작되어 죽음으로 마친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삶을 '일생'이라 한다.

힌 번의 삶이란 뜻이다.


저마다 중요한 무엇인가를 품고 산다.

부귀공명을 얻으려 하는 이들도 있다.

그저 평안하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무엇을 품고 살든 죽음은 피할 수 없다.


만약 생사문제를 해결하고 살면 어떨까.

죽음에 초연한 삶을 산다면?

무엇을 거리낄까.

한바탕 신나게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삶은 반기고 죽음은 꺼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원효대사는 그저 뜬구름이라 했다.

뜬구름의 일어남과 사라짐은 늘 있는 일이다.

기뻐할 일도 슬퍼할 일도 아니란 말이다.


지구 전체로 보면 사람 하나가 죽고 사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인생을 뜬구름처럼 보는 시각과 비슷하다.

그런데 나에게 닥치는 죽음도 그렇게 볼 수 있을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그냥 뜬구름처럼 여겨지는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에 따라 중하기도 하고 하찮기도 하다.

내 삶은 나에게 가장 중하다.

지구 차원에서는 하찮은 일이다.


살면서 겪는 모든 일이 다 그렇다.

마음을 어디에 붙들어 매느냐에 따라 경중이 갈린다.

마음을 두면 중해진다.

마음을 두지 않으면 아무렇지도 않다.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부귀공명에 마음을 쓰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하기엔 너무 허망하다.

얽매이지 않고 즐거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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