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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요

번민

by 방기연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요."

옛날 상처로 아직도 고통스럽다는 18세의 사연이다.

아마도 학교폭력을 당한 듯하다.

문맥도 엉망이고 혼란스러운 글이다.

(2월 19일 참나원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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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횡설수설이라 파악이 어렵다.

무슨 일로 고통을 받았는지 모호하다.

정신과 약을 먹는다고 한다.

가장 뚜렷한 호소는 잠을 제대로 못 잔다는 말이다.


생각이 마구 일어나면 머릿속이 시끄러워진다.

도무지 정리되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오리무중에 갇혔다고 할까.


혼란스럽고 괴로운 가운데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

그마저 생생하지 않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현실감각도 잃기 쉽다.

사연자의 증상은 상당히 진행되었다.


마음이 쉬지 못하는 것처럼 몸도 쉬지 못한다.

그것이 잠을 못 자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숙면을 취해야 피로가 풀릴텐데 그러지 못한다.

번민과 괴로움으로 시달린다.


신경정신과에 가서 약을 먹는 것으로 될까.

유감스럽게도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신작용은 단순히 뇌의 문제가 아니다.

약으로 쉽게 처리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문제는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상담실을 찾으면 적어도 속에 맺힌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속을 표현하면 가벼워진다.

단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무한테나 속이야기를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심한 경우는 약점이 잡혀서 더 큰 괴로움을 당하기도 한다.

전문가가 들어주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면 속풀이에 도움을 받는다.

일단 가벼워진 상태에서 사고방식을 바꾸는 도전을 하면 된다.


쉬지 못하는 마음을 쉴 수 있게끔 바꾸면 된다.

잘 쉬면 마음이 개운해진다.

쉬지 못하는 이유는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쉴 수 있다.


잠은 마음이 정비하는 시간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정비가 안되기 때문에 더 어지러워진다.

악순환이다.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마음을 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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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마음 안에 사연을 가두고 있으면 마음이 썩는다.

깊이 성찰하거나 도움을 청해서 소통을 해야 한다.

정말 괴로우면 괴로움을 해결하겠다는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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