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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30. 2018

초월하면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우물 안 개구리 면하기

"깨달으면 인과를 벗어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깨달으면 인과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문답이 엉터리란다.

그렇다면 정답은?

"아닙니다. 인과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과에 어둡지 않게 됩니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다시 긍정에서 초월로 나아가는 것이 성숙이라 했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쉽지 않게 이해할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효과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긍정에서 초월로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 감정이 주는 즐거움을 좋아하기 때문에 초월로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아예 초월 감정이 무엇인지 감조차 잡지 못한다.


마음공부나 명상을 이야기하다 보면 흔히 듣는 말이 있다.

"도를 닦으라는 이야기 같아요. 그런데 저는 도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요. 그냥 감정을 느끼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이것이 무슨 말일까?

도를 닦아서 도인이 되면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사람들은 자신이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 실감 나게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 고민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자기가 믿고 있는 대로만 보고 들으려 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다른 입장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듣더라도 별 관심을 두지 않고 건성으로 흘려듣곤 한다.

'그냥 좋은 얘기네' 하는 식으로 넘겨버린다.


자신의 생각에 빠져버리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만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안다.

그래서 넓은 세상이 있는 줄 모르고 아예 관심도 갖지 않는다.

아무리 더 넓은 세상을 알려주어도 알려고 하지 않고 그냥 우물에 머물러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괴로운 상태에서는 그 괴로움을 멈추고 싶어 한다.

그래서 상담을 찾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기도 하고 책이나 인터넷을 뒤지기도 한다.

노력의 결과 괴로움을 해결해서 편안해지면 그 편안함에 머물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부정 감정을 긍정 감정으로 바꾸는 일에는 열성을 보이지만 긍정 감정을 넘어서서 초월 감정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내지는 않는다.

초월 감정을 아예 모르거나 긍정 감정이라는 우물을 벗어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월 감정을 이야기하면 먼 달나라 이야기처럼 듣는다.

초월 감정이란 인간의 감정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자고로 인간이란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가 나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상황을 초월해서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실감이 나지 않으니 그렇게 되어보겠다는 희망이 생길 리 없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초월 감정도 엄연히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다.

인과를 벗어난다면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초월하면 (도를 이루면) 인과를 벗어난다는 말은 그래서 엉터리라는 것이다.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는 것이 초월이라고 잘못 안 것이다.


초월은 인과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과를 더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자신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으로 해서 잘못 보고 오해한 것들은 초월해서 바로 보게 되는 것이 진정한 초월의 뜻이다.

초월은 인과를 무시하고 그 영향권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무지, 고집, 오해, 어리석음을 벗어나는 것이 초월이다.

그러니 엄연한 인과에 오히려 더 기꺼운 마음을 내게 된다.


초월하면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웃고 울고 화내는 것을 적절하게 한다.

마음을 엉뚱한데 쓰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기증이 온전하게 활성화되어 감정을 아주 민감하게 느끼고 반응할 줄 안다.

자신의 편견이나 선입견, 또는 고정관념을 초월해서 바른 시각을 회복했기 때문에 아주 작은 자극에도 정확하고 적절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범사에 감사할 줄 알고 기꺼이 양심을 지키며 한없는 사랑의 마음으로 친절을 베푼다.



초월하면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다.

초월이란 모든 경계를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뜻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초월이다.

그래서 진정으로 초월하면 마음이 온전히 활성화되어 제기능을 찾는다.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섬세한 감정을 마음껏 느끼고 누리게 된다.

그런데도 초월하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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