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편
"겁난다는 소리를 자주 해요."
28세 남성의 사연이다.
어머니가 사연을 보내와서 상담을 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무기력해 보이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3월 23일 참나원 방송)

오랜만에 내담자가 방문했다.
사연을 보낸 어머니에 따르면 무기력하단다.
정신과 약도 먹고 있다고 해서 심각하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다.
말도 차분하게 하고 조리가 있다.
심각한 이상증세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약간 수줍은 듯한 모습에 호감도 생긴다.
절대 우울증 환자가 아니다.
내담자는 나름의 굴곡을 경험했다.
특목고(외고)를 진학했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성적이 거의 꼴찌였다.
그래서 1학년 때 손을 놓았다.
재수를 하면서 성적이 오르는 재미에 빠졌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류대에 진학했다.
대학생활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학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어학을 좋아해서 선택했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을 잃었다.
사람들과 같이 하는 공부는 잘 못 하는 것 같다.
주어진 것을 하는 게 오히려 편하다.
의경으로 제대를 하고 정신과에 갔다.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다.
무섭다는 소리를 나도 모르게 자주 내뱉는다.
가끔 지인들한테 지적을 받기도 한다.
무엇이 두려운지는 잘 모른다.
여자 친구가 답답해한다.
어머니한테 물어보니 고교시절 너무 예민해서 말 붙이기도 어려웠단다.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내담자는 계속 웃으며 이야기를 한다.
밝은 웃음이 아니다.
긴장을 가리려는 헛웃음에 가깝다.
자기감정을 직면하기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무난하다고 해서 편안하지는 않다.
두려움을 방치하고 살면 늘 불안하다.
억지로 웃어보지만 안심할 수 없다.
용기를 내서 두려움을 마주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