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 잘하고 있는 것인가요

육아 분담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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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돕는 남편한테 불만을 가지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42세 주부의 사연이다.

10살 많은 남편과 4살 된 아들, 그리고 이제 13개월 된 쌍둥이 딸들과 산다.

육아가 너무 힘들다.

(4월 1일 참나원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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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는 차분하게 사연을 올렸다.

남편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이해되는 사연이다.

고민할 만한 고민으로 보인다.


남편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을 마치고 와서 육아를 적극 돕는다.

그런데 금토일은 취미를 즐긴다.

잔소리를 하면 외박을 해버린다.

남편은 잘하고 있는데 자신이 불만을 가지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 모르겠다.


사연 가운데 이런 구절도 있다.

'물론 내 아이를 키우는 것이지만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예요. ㅠㅠ'

자기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다고 하는 것을 마뜩잖게 여기는 시각에 시달렸나 보다.

어쩌면 다투다가 공격받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사연자를 보면 지극히 건강한 의식과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전혀 병적인 부분은 없어 보인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힘들고 어려울 수 있다.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극한 직업이라 불리는 것도 많다.

육아는 어떨까.

원래 힘들고 어려운 일일까.


육아의 주체는 부모다.

예전에는 엄마가 거의 전적으로 육아를 맡았다.

생활양식이 변하면서 이제는 육아가 누구 한 사람의 몫은 아닌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의식이 현실에 맞게 다 바뀌지는 않은 것 같다.


사연자도 은연중에 '남편이 육아를 돕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육아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할 일을 하는 것이라 보는 게 온당하지 않을까.

남편이 수입을 책임지는 대신 사연자는 더 많은 가사를 돌보지 않는가.

오히려 분담을 더 확실하게 하면 덜 힘들 수 있을지 모른다.


'마땅히 내가 할 일을 남편이 돕고 있다'는 생각은 부채의식이 된다.

부채의식을 가지면 자기 스스로 자기 마음을 억압하게 된다.

힘들어질 때 억압된 마음이 폭발하면서 필요 이상 흥분한다.

싸움이 생기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상처를 입는다.


'잘하고 있는 남편한테 불만을 가지는 게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

실상은 공연한 부채의식에서 비롯된 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 당당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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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중심성은 미성숙한 태도다.

정당한 요구나 거절을 못하는 것은 자기 중심성의 변형된 모습이다.

스스로 자신을 인정할 때 자기 중심성을 벗어날 수 있다.

당당해야 서로에게 좋은 길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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