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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15. 2020

영화 "더 스토리 오브 루크"

장애와 감동

"저는 특별한 아이라서 천천히 가도 된다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영화 "루크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루크의 대사다.

왜 졸업이 늦었느냐는 질문에 또박또박 답하는 말이다.

묵직한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다.

(5월 15일 참나원 방송)



루크는 자폐아다.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고 엄마는 6살 때 아이를 두고 떠났다.

외할머니가 루크를 키웠다.

영화는 외할머니의 장례부터 시작된다.


외삼촌 집에서 살게 된 루크는 천천히 적응을 해 간다.

함께 살던 치매가 있는 외할아버지가 시설에 맡겨지고 루크는 직업훈련을 받으러 간다.

면접관이 20대 후반에 고교를 졸업한 이유를 묻자 위의 대답을 한 것이다.

루크는 느리고 부족하지만 뚜벅뚜벅 일상을 살아간다.


할머니가 사후를 대비해 루크한테 혼자 살아갈 수 있게 교육을 시켰다.

덕분에 요리를 못하는 외숙모한테 요리를 가르쳐주고 집안을 화평하게 할 수 있었다.

직업훈련을 받으면서 루크 덕분에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변해간다.

경쟁이 아니라 공감의 가치가 빛나는 모습이다.


무엇을 얻고자 경쟁을 하는가.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루크에겐 그런 개념이 없다.

그냥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계산하고 애쓰는 가운데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루크는 계산하거나 애쓰지 않는다.

다만 필요를 느끼는 부분에 필요한 노력을 할 뿐이다.

경쟁에 치여 여유를 잃고 허덕이던 사람들한테 루크는 특이한 존재다.


잃어버린 마음의 여유를 되찾으면 어떻게 될까.

영화는 이러한 감동을 담고 있다.

과연 특출한 능력은 무엇일까.

실제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잔잔한 감동 속에 지친 마음은 위로를 얻는다.

무엇을 위해 애쓰고 있나 돌아보는 순간 멈출 수 있다.

이해타산으로 살벌한 분위기가 공감의 훈훈함으로 바뀐다.

모자람이 오히려 특별한 힘을 가지는 역설이다.



무한경쟁의 시대.

무엇을 위한 경쟁인가.

멈추고 바라보면 비로소 보인다.

진정한 감동과 행복의 길은 경쟁으로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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