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의 두려움
"이웃집 아이의 울음소리와 부모의 고함소리에 아동학대가 의심됩니다."
복도식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고충이다.
윗집으로 추정되는 집에서 소음이 크게 들린다.
무엇보다 아이가 아빠한테 학대를 당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5월 20일 참나원 방송)

층간소음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아직 다 해결되지 못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사연은 그런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학대를 당하는 것 같아 걱정되는 것이다.
사연자는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
하지만 곧 집을 떠날 형편이라서 집에 남는 부모님이 보복을 당할까 봐 불안하다.
아이도 돕고 싶고 위험에서 보호도 받고 싶어 갈등이다.
좋은 해결책을 구하고자 글을 올렸다.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
정말로 학대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사연자가 들은 것은 부부 싸움하는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 아빠의 고함소리와 쿵쿵거리는 소음이다.
너무 자주 발생하는 소음으로 일상에 방해를 받고 있다.
아동학대와 상관없이 일단 불편함을 신고해서 조치를 요구할 권리는 있다.
관리실이나 경찰 등 관련기관에 신고하면 보복을 당할 위험은 없을 것이다.
민원이 들어가서 경고를 받게 되면 그것이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남의 집 일에 간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권을 지키는 정당한 권리행사다.
주변에서 행해지는 불의나 부조리를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괜히 관여했다가 불똥이 튀거나 번거롭게 얽힐 위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점점 '얼굴 없는 이웃'이 되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풍조에서 보자면 이 사연은 가뭄에 단비처럼 반갑기도 하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나 몰라라' 하면서 살면 입지가 좁아진다.
내 일처럼 느끼는 것이 '공감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심하게 부족한 사람이 바로 사이코 패스다.
인간 사회를 풍성하게 하는 것은 공감 능력이다.
사연자는 상식적이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고민할 만큼 우리의 사회분위기는 안전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회가 안전해지기를 넋 놓고 바라볼 수는 없다.
필요를 느끼고 깨어 있는 사람들의 실천이 있어야 사회도 안전망을 갖추게 된다.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주변도 돌볼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풍토가 아쉽다.
나 자신부터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