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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08. 2018

참나원 현상편의 특징

내담자 중심 접근

현상편은 현상 그대로를 나타나게 하는 시간이다.

상담자가 개입을 최소로 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게 안내한다.

그야말로 '내담자 중심 접근' 방식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그냥 내담자에게 맡겨 두고 편하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방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송 상담을 하러 찾아온 내담자들의 심리는 어떤 상태일까?

참나원의 분위기를 잘 알기 때문에 마음 편히 바로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을까?

나름 절실하게 해결하고픈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곧바로 자신의 속을 망설임 없이 드러내려고 할까?

내담자한테 달리는 댓글들을 보았기에 오히려 자기 검열이 심해서 더 조심스러워질까?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참나원에 익숙한 것과 별개로 어느 정도 긴장을 하고 경계심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상담자인 방샘과 이샘을 신뢰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아주 친숙하게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래서 마이크에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는 긴장을 한다.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서 내담자가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간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청취자들의 반응이 몇 가지로 갈리기 마련인데,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청취자들은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내담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이 드러나기를 바란다.

이들은 이야기가 밀도 높게 진행이 되어서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고 적절한 분석과 대안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효율성을 강조하다 보니 상담에서도 꽉 조여진 긴장상태를 자연스럽게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들의 욕구에 맞추려면 정말 밀도 높은 질문을 던지고 내담자가 바로 자기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갈 수 있게끔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

하지만 상담에는 여유도 필요하다.


다른 청취자들은 긴장이 일어나기보다는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이들은 내담자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 내담자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힘들어하는 내담자가 지지와 격려를 통해서 안정을 찾고 힘을 얻는 모습을 기대한다.

상담에서만큼이라도 압박을 받거나 의무감에서 벗어나 마음껏 지지를 받고 위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욕구에 맞추려면 상담자보다는 내담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자기 식으로 마음껏 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늘어져서 초점이 잡히지 않을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청취자들은 상담자들에게 팬심을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 진행이 되든 믿고 듣는다.

이들은 상담자인 방샘이나 이샘이 내담자한테 던지는 질문을 마치 자신이 받는 것처럼 여기면서 나름 자신의 대답도 하고 내담자의 대답에 안타까워하거나 시원해하는 등 최고의 몰입을 보인다.

방송을 들은 후 내담자한테 해주고 싶은 말을 댓글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경험도 함께 나누는 열정을 보인다.

이들은 참나원을 아끼는 마음도 강해서 참여도도 높다.


이밖에도 일정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듣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흥미로운 주제만 골라서 듣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은 객관적인 입장을 가진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맞추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팬심에 기대해서 방심해도 안 될 것이고, 아주 비판적인 냉철한 청취자들한테 맞추어서 깐깐한 검열을 거치는 것도 곤란하다.

실제로 이샘과 나(방샘)는 내담자의 심정에 에너지를 거의 대부분 쏟는다.


그래서 참나원 현상편은 내담자에 따라 다른 분위기로 진행되곤 한다.

내담자가 참나원을 잘 모르고 온 경우에도 큰 문제가 없다.

방송임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끔 안내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담자가 어떤 이야기를 어느 정도의 깊이로 하면 되는지 친절하게 안내하면서 이야기를 이끌다 보면 보통은 자연스럽게 상담이 진행된다.


오랫동안 참나원 방송을 들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큰 맘먹고 오시는 내담자가 가끔 있다.

이런 분들은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데 불안감을 보이지만 방샘과 이샘을 믿는 마음으로 결심을 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불안을 극복하고 상담에 몰입해 갈 수 있다.

현상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불안하고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며 풀고자 했던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문제에 직면하고 도전해볼 수 있는 준비가 갖추어지는 것이다.



현상 편에서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마주하고 풀어갈 수 있게끔 준비작업을 한다.

하고 싶은 대로 자기 이야기를 표현해내면서 자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살펴볼 준비가 된다.

상담자의 질문과 안내에 따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새롭게 알게 되고 어렴풋이 알던 부분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무엇을 어떻게 더 탐색하고 알아갈 것인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으로 현상편을 마치고 분석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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