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친구
"나한테 의존하기만 하는 우울한 친구가 부담스러워요."
고3 학생의 고민이다.
사연자 자신도 여유가 없는데 친구가 무작정 기대어온다.
친구한테 도움을 줄 능력이 없어서 고민이다.
(6월 9일 참나원 방송)

고3은 바쁘다.
실제로 공부가 잘 되지 않아도 마음은 바쁘다.
그런데 힘들다며 도와달라는 친구가 있으면 어떨까.
사연자는 난감하다.
중학교 때 상담반 활동을 했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해 보려고 애썼다.
한 친구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 친구는 우울한 친구였다.
고1 때부터 그 친구의 의존이 시작되었다.
그 친구한테는 사연자 말고 친구가 없다.
수시로 연락을 해 오고 연락이 되지 않으면 심하게 삐친다.
사연자는 친구한테 좋은 말만 해 준다.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말을 하면 심하게 상처를 받기에 어쩔 수가 없다.
자신이 친구한테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고민이다.
그렇다고 그 친구한테 상담을 권할 수도 없다.
상담을 받을 생각을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연자는 일부러 연락을 끊어보기도 했다.
자신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친구가 자해를 할까 봐 연락을 받아야 했다.
사연자의 고민은 옳다.
오히려 사연자가 그 친구한테 좋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숙제를 대신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친구의 의존성이 더 심해질수록 서로에게 좋지 않다.
중학생 때 상담반 활동을 하면서 아마 경청이나 공감의 중요성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상담은 상대의 말을 다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상담의 효과는 직면에서 나온다.
공감은 직면이 제대로 먹히기 위한 조건일 뿐이다.
지금 사연자와 친구는 대등한 친구관계가 아니다.
기울어진 관계는 의존성이 심화되는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의존하는 사람은 왜곡된 자아상을 갖게 되고 상대방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
사연자가 감당하지도 못할 친구의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남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자기 삶의 무게는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버텨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같이 빠져 죽으면 곤란하다.
당장은 불편해지더라도 할 말은 꼭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