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거절
"너나 잘하세요."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명대사다.
반말과 존댓말이 섞여 있다.
벼락같은 말이다.
(7월 1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장기간 복역하고 나오는 금자씨한테 목사가 두부를 권한다.
금자씨는 두부를 가만히 뒤집어 던지고는 나직하게 말한다.
"너나 잘하세요."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건조한 음성이다.
'감 놔라 배 놔라' 온갖 간섭이 많다.
지나친 간섭에 짜증이 난다.
답답한 마음에 되받아치고 싶다.
"너나 잘하세요."
이 말의 구조가 흥미롭다.
'너'는 감정이 담긴 반말이다.
'하세요'는 절제하는 존댓말이다.
감정을 절제하는 해학이 담겨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억압이 풀린다.
위선이나 가식이 벗겨지는 통쾌함이 있다.
하지만 여운이 남는다.
팽팽한 긴장감이 일어난다.
상대와 부딪힐 수도 있다.
거부당한 상대가 화를 낼지도 모른다.
이미 방어막은 치웠다.
생생하게 마주할 일만 남았다.
타협이나 굴종을 거부한다는 선언이다.
한바탕 정면으로 맞설 각오다.
흥분과 긴장을 제어하며 의지를 다진다.
감각은 생생하게 깨어난다.
각자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부당하다.
부당함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것은 정당하다.
정당한 거절은 후련하다.

'네 일은 네가 하고 내 일은 내가 하자.'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이다.
부당한 간섭을 거부할 때 내 삶이 온전해진다.
너도 나도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