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트라우마
"제가 술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엄마가 술 마시는 게 싫어요."
엄마의 남자 친구가 엄마와 술을 마시겠다고 해서 짜증을 냈다.
엄마 남자 친구는 화를 내고 가면서 나중에 사과를 받겠다고 했다.
엄마도 사연자가 잘못 헸다는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것 같다.
(7월 1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엄마가 술을 마시는 것이 싫다.
술을 마시면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남자 친구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진다.
그런데 집에서 술을 마시겠다고 해서 싫다고 짜증을 냈다.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다.
아저씨가 화를 내면서 가버린 것이다.
엄마가 사연자를 바라보는 눈길도 곱지 않아 보인다.
사연자는 자신이 잘못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술을 마시면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평소 눌러두었던 화가 올라오는 것이리라.
그래서 순한 사람이 주사를 부릴 때 전혀 딴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눌러두었던 감정이 많기 때문이다.
술을 약간 마시면 긴장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평소에 억제하던 힘도 같이 풀린다.
그래서 평소에 눈치 보느라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주폭이다.
구토로 게워 낸 내용물은 어떤가.
소화액이 섞인 음식 찌꺼기다.
악취도 풍기고 모양도 흉하다.
마음도 이와 비슷하다.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 밀어 넣었던 마음이 그대로 튀어나온다면?
원망, 미움, 짜증, 화 같은 것들이 마구 뒤섞여 시끄러울 것이다.
체면을 차리고 눈치를 보느라 힘들었던 마음의 이면이다.
제정신으로 보자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술에 트라우마를 갖게 되는 이유다.
술 취한 사람의 폭발에 상처를 입는 것이다.
술 때문에 벌어지는 불상사는 너무나 많다.
이 사연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연자는 이중 삼중의 고초를 겪고 있다.
엄마의 주사도 감당할 수 없는데 자신의 번민도 얹힌다.
자신이 너무 유난을 떠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번민이 된다.
사연자한테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제정신을 잃으면 곤란하다.
술에 취해 제정신을 잃곤 한다.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주폭의 피해는 남는다.
힘들다고 술로 도망가는 것은 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