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과 성격
"낯도 많이 가리고 상처도 잘 받고 남한테 싫은 소리도 못해요."
예체능 전공 중3 남학생의 고민이다.
고민을 속에 담아두고 있는 자신이 미련하다고 한다.
성격 바꾸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사연을 올렸다.
(7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자신의 예민함이 불편하다.
예체능 전공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예민한 것 같다.
시계 소리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누가 말을 걸어오면 당황스러워서 놀라기도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또래들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스마트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기능 말고는 별 관심도 없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신이 못마땅해서 성격을 바꾸고 싶다.
특이함은 재능일까 재앙일까.
외톨이가 된다면 재앙일 것이다.
하지만 빛을 발한다면 재능일 수도 있다.
특이함 만으로 좋다 나쁘다 판단할 수는 없다.
사연자는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예체능 계통에서 남다른 감수성은 필요한 소질이기도 하다.
남들은 그냥 스쳐가는 부분을 살려내는 민감성은 하나의 재능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민감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을까.
민감성과 불편함은 다른 문제다.
사연자가 불편한 것은 민감성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과민성 증후군이나 강박 성향은 민감성이 아니라 완벽주의 때문에 생긴다.
문제는 완벽주의에 있다.
인간관계에서 타인의 감정이 잘 느껴지면 불편할까.
오히려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장점일 수 있다.
잘 알면 알맞은 대응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벽주의와 결합하면 불편해진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완벽주의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예민한 감수성이 너무 부담스러워진다.
아주 작은 일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신경이 곤두서고 감당할 수 없는 긴장 상태에 빠지고 만다.
민감성이 문제가 아니다.
현실성 없는 완벽주의가 문제다.
완벽주의의 허구성을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
곰곰이 따져 보는 것으로도 완벽주의를 찾아낼 수 있다.

센서는 민감해야 한다.
느껴지는 감각을 탓할 일이 아니다.
반응하는 방식이 건강해야 한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실력이 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