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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 소지품 검사

감시 문화

by 방기연

"기숙사에서 선배들이 소지품 검사한다며 방을 뒤졌습니다."

한 고등학생의 사연이다.

이 사연을 보면서 군대가 떠올랐다.

아직도 이런 일이?

(8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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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고등학생이다.

갑자기 3학년 선배들이 들이닥쳤다.

학생들을 복도에 세워두고 방을 뒤졌다.

속옷, 화장실까지 마구 뒤져서 수치심을 느꼈다.


사적인 공간을 이렇게 함부로 침해해도 되는가 싶다.

방을 뒤진 선배들이 처벌받기를 원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사연을 올렸다.

사연자가 과민하다고 할 수 있을까.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는 악습이 있다.

생일빵, 환영회, 신고식......

친목을 도모하고 단결력을 키운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하지만 실상은 '길들이기'일뿐이다.


일방적인 폭력을 지속해서 당하면 인성이 파괴된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다 그렇다.

가해자는 대인 감수성이 떨어진다.

피해자는 자존감이 훼손된다.


악습이 관행이 되면 멈추기 쉽지 않다.

조직에 소속되기 위해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부하려면 외톨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집단의 압력은 무시무시한 위력이 있다.


어느 집단이든 집단원들한테 소속감을 요구한다.

강한 소속감이 필요할수록 통과의례가 강력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루어지는 단결력은 외형일 뿐이다.

자발성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베트남이 전쟁을 할 때 뚜렷하게 드러난 사실이 있다.

군기가 강했던 미군은 무기가 주어지자 상관을 죽인 것이다.

평소에 불만을 가진 상관한테 총질을 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진정한 단결력은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타와 강압이 사라져야 자발성이 발휘된다.

마지못해 따르는 복종은 내부에서 터지는 폭탄이 되기 쉽다.

'감시하는 문화'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에서 나온다.

선후배가 지배와 피지배자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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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과 감시 문화는 청산되어야 한다.

길들여서 순종하게 하려는 시도는 불순하다.

화합하고 싶으면 마음을 열고 뜻을 모으는 게 마땅하다.

집단 속에서 '상호 존중'이라는 가치가 빛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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