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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깊게 못 사귀겠어요

특이한 취향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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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독특한 취향 때문에 친구를 깊게 사귀지 못하겠어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고민이다.

쓰는 단어도 평범하지 않다.

또래 아이들과 성격, 취향이 너무 다르다.

(8월 1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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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는 인터넷 웹 덕후다.

즐겨보는 웹이 또래 아이들과 정말 다르다.

웹을 통해 교류하는 사람들과 연령차이가 많다.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서 자존감이 꺾인다고 한다.


웹상에서 쓰는 은어들을 써서 사연을 올렸다.

얼마나 몰두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연자 자신도 너무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된단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도 하지만 불안하다.


또래 친구들한테 인사도 하고 말도 걸고 하지만 속내는 나누지 않는다.

친구들이 하는 행동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차라리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웹을 보는 것이 훨씬 좋다.

이러다가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


사연자가 쓴 글을 보면 성인의 글처럼 보인다.

성인물을 많이 본 영향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민하는 내용을 보면 역시 아이라는 느낌도 든다.

고민에 합리성이나 개연성이 부족하다.


남다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차별의식이 결합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얕잡아보거나 아예 무시한다면 어떻겠는가.

그런데 사연자는 아직 차별의식에 물들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또래 친구들과 사귀려면 그들과 같아져야 할까.

내키지 않더라도 같은 행동을 해야 하는가 말이다.

억지로 동조하는 것은 권장하고 싶지 않다.

다만 관심 영역을 넓혀보라는 권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연자도 인정받거나 소속감을 느끼려는 욕구는 가지고 있다.

아직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상담을 한다면 자신의 욕구를 성찰해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자각하게 되면 고민을 해결하는 길이 보인다.


중학교에 진학한다고 해서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른 친구들의 취향이나 관심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취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친구들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너무 일찍 취향이나 성격이 굳어버리면 좁은 세계에 갇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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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개성은 귀하다.

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면 별 쓸모가 없다.

소통이 되어야 개성도 빛날 수 있다.

아직 모르는 영역에 관심을 가질 때 소통의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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